“제주올레 길을 완주하고 나니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우울증, 이른바 ‘코로나블루(Corona Blue)’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제주올레를 찾은 도보여행객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제주올레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올레 26개 코스(총길이 425㎞)를 모두 완주한 도보여행객은 2,778명으로, 전년도 완주자 1,624명에 비해 71%나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예년에 비해 20∼30대 청년층 완주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9년 20∼30대 완주자는 268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39명으로 배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청년층 완주자들이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는 해외여행을 택했던 청년층들이 대안으로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고 청정 제주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제주올레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제주올레 측은 분석했다.
㈔제주올레가 20∼30대 청년층 완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올레를 완주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도전 후 성취감을 얻기 위해서’(64.3%, 복수응답)라고 답했다. 이어 제주여행의 즐거움(55.7%)과 자아성찰 및 사색(49.6%), 새로운 시작(40.9%)과 휴식 및 건강 회복(38.3%) 등을 위해 제주올레 길에 발을 디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주올레 완주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2%(복수 응답)가 ‘정신적인 힐링과 치유를 얻었다’고 답했다. 또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자기애와 자존감이 높아졌다’(65.7%)는 응답까지 합하면 완주자 대부분이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완주자의 67%는 ‘제주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깊어졌다’고 답했고, 10명 중 9명(92.2%)은 ‘반드시 제주올레 여행을 다시 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최민정(26)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시간이 예기치 않게 생겼다. 그래서 걷게 된 것이 올레길이었는데 이전에 보고 느끼지 못했던 자연과 풍경, 아름다운 새소리로 마음에 평화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완주 소감을 밝혔다. 문세움(30)씨는 “세계여행을 하려고 퇴사를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세계여행을 미룰 수 밖에 없었는데 덕분에 올레길 완주라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김희경 ㈔제주올레 리서치 전문위원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청년층들은 대안으로 제주올레로 발길을 돌렸다”며 “또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처럼 도보여행이 코로나 우울증을 극복하고 제주와 친해지기 위한 완벽한 방법임을 청년 완주자들이 새삼 확인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