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확진자 접촉한 반려동물, 식욕 떨어지면 예의주시"

입력
2021.01.26 15:00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현재 일일 확진자 400명대, 지난해 말 수준"
"겨울에 방역 조치 완화하면 4차 대유행 순식간"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차 대유행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둔화했지만 언제든 다시 크게 번질 수 있다며 방역 단계를 완화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여론이 완화를 요구하는 9시 이후 영업금지나 5인 이상 집합금지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며 신중하게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갑 교수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금 (일일 확진자) 300명대, 400명대 발생을 하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11월에 300명, 400명이면 전 국민이 공포를 느끼던 수준"이라고 지적했고, "10월에 일일 확진자 100명대인데 1단계로 낮추고 나서 1,000명까지 올라가는 데 한 달 정도밖에 안 걸렸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겨울이라 날씨가 춥고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확진자 숫자가 갑자기 늘어날 수 있다"며 "설 연휴 그리고 겨울이 끝날 때까지는 훨씬 더 조심스럽게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이려면 확산 막을 대안 있어야"



이재갑 교수는 방역 단계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단계 완화는 완만하게 하지 않는 이상 잘못된 시그널로 인해서 우리가 4차나 5차 유행을 언제든 볼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나 오후 9시 이후 영업금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이 유행 상황을 완화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자영업자들을 위해 일부 연다고 하더라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준수하는 데부터 차근차근 열어가는 방식이 안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IM선교회 관련 대규모 추가 감염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종교 단체들이 모이는 것 자체를 상당히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보이고, 예배뿐 아니라 소모임도 잦아 전파가 확산하고 있다"며 "종교계가 종교 집단 내부 발병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자체적으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사람→동물 전파 사례 많지만, 동물→사람 전파는 드물어"



이재갑 교수는 최근 반려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를 두고 사람에서 동물로의 감염은 꽤 빈번하게 일어난다면서도 반대로 반려동물 때문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에 대한 보고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포유류에서 다른 종으로 넘어가려면 폐에 침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변이들이 일어나야 되는데, 변이가 일어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다만 해외의 경우 덴마크에서 집단 감염된 밍크가 노동자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게 아니냐는 의심 사례도 있다면서 "계속해서 반려동물 감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고, 혹시 사람에게 전파 가능한 형태의 변이가 일어나는지의 부분도 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식욕이 좀 떨어지는 형태를 보인다든지, 시름시름 앓는다든지, 일부 동물들은 호흡기 질환 증상이나 콧물이 흐른다든지 하는 증상으로 나타난다"면서 "확진자와 접촉력이 있으면서 음식 섭취가 줄어든다든지 하면 의심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