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달러 인물, 잭슨 전 대통령에서 흑인 여성 운동가로 교체

입력
2021.01.26 11:14
흑인 해방 헌신 터브먼으로 교체 추진

이젠 미국 지폐에서도 ‘백인 우월주의’가 퇴출된다. 현재 20달러 지폐 앞면엔 노예제를 옹호한 앤드루 잭슨 제7대 대통령이 새겨져 있는데 조만간 흑인 인권 운동가의 얼굴로 바뀔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무부가 해리엇 터브먼을 20달러 지폐 앞면에 넣으려 다시 조치하고 있다”며 “화폐에 미국의 역사와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터브먼은 19세기 노예 해방에 헌신한 흑인 여성 운동가다. 1822년 흑인 노예로 태어났지만 노예제가 폐지된 북구 필라델피아로 도망쳤고, 이후 비밀 조직을 통해 흑인 노예 수백명을 탈출시켰다. 앞서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잭슨 전 대통령 대신 터브먼을 20달러 지폐 앞면에 넣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며 무산됐다. 2019년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은 2028년까지 20달러 지폐가 교체되는 일은 없을 거라 밝히기도 했다.

잭슨 전 대통령은 노예제를 옹호했을 뿐 아니라 백인 정착을 위해 원주민을 무자비하게 몰아낸 정책을 펼친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 잭슨 전 대통령을 “영웅”이라 부르며 추앙했다. 취임 직후 대통령 집무실에 초상화를 걸어뒀고 묘지와 생가도 방문했다. 당연히 20달러 지폐 앞면 교체에도 반대하며 “정치적 결벽증”으로 폄하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잭슨의 초상화를 집무실에서 치웠다.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