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8마리 돌려보낸 청렴... 400년 된 ‘순천 팔마비’ 보물 된다

입력
2021.01.26 11:33


말 선물 폐단을 없앤 고려시대 공직자의 청렴함을 기린 순천 팔마비가 보물로 지정된다.

26일 문화재청은 순천 팔마비 등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순천 팔마비는 고려 말 승평부(지금의 전남 순천)의 읍민들이 승평부사 최석의 청렴함을 기리기 위해 승평부에 건립한 비석이다. 고려사 열전에 따르면 승평부에서는 수령이 교체되면 말 여덟 필을 기증하는 관례가 있었는데, 최석은 비서랑의 관직을 받아 개성으로 떠난 후 기증 받은 말과 승평부에 있을 때 자신의 말이 낳은 망아지까지 돌려보냈다. 이후 승평부에서는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수령에게 말을 기증하는 폐단이 사라졌다.


비석은 고려 말 처음 건립된 이후 전쟁 등으로 완전히 훼손됐으나, 1616년 부사로 부임해 온 이수광에 의해 1617년 다시 건립됐고 지금까지 온전하게 전해지고 있다. 문화재청은 “13세기 처음 건립됐다는 역사적 유래가 있고, 1617년 중건 이후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점에서 보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충남 유형문화재인 공주 갑사 대웅전과 경북 유형문화재인 의성 대곡사 범종루가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공주 갑사 대웅전은 1597년 정유재란 이후 갑사에서 가장 먼저 재건된 건축물 중 하나로, 17세기에 지어진 다포계(공포를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두는 건축양식) 맞배집의 전형적인 형식을 갖추고 있으면서 조선 후기의 건축적 경향을 보여주는 점에서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성 대곡사 범종루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전소 돼 1644년과 1683년 사이에 다시 지어진 층 누각 건물로, 의성지역의 불교사찰이 부흥하기 시작한 17세기의 양식적 변화를 잘 간직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순천 팔마비, 공주 갑사 대웅전, 의성 대곡사 범종루 등 3건에 대해 30일 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해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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