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의 초대 디펜더는 클래식 SUV 중 ‘오프로드 아이콘’으로 명성이 높은 차량이다.
워낙 특별하고 또 많은 인기를 누렸던 차량인 만큼 여러 규제, 법률 등으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 후에도 여러 튜너들의 손길을 통해, 혹은 클래식카 마니아들의 노력을 통해 여러 모습으로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데뷔한 올 뉴 디펜더는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전작의 가치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그리고 더욱 새로운 시대를 이끌 수 있는 ‘퍼포먼스의 매력’은 물론 ‘기능과 가치’를 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 속, 추운 겨울 바람을 뚫고 디펜더와의 주행을 시작했다.
2세대를 맞이한 랜드로버의 올 뉴 디펜더는 대담한 존재감을 통해 SUV 시장에서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실제 5,018mm에 이르는 전장과 각각 1,996mm와 1,967mm에 이르는 전폭과 전고는 대담하게 느껴진다.
이외에도 3,022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를 갖췄을 뿐 아니라 AWD 시스템 및 다양한 시스템 등이 더해지며 2,505kg의 공차중량을 갖췄다. 참고로 이외에도 다양한 ‘액세서리 패키지’ 등을 적용할 수 있어 구체적인 수치는 차량 및 고객 선택에 따라 상이하다.
DC110 컨셉의 캐릭터를 계승하다
이전의 미디어 시승 행사 및 개별적인 시승에서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는 독창적인 존재감을 제시한다. 실제 최신의 랜드로버의 디자인 기조와는 사뭇 다른, 일전에 공개되었던 DC110 컨셉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이어받는 모습이다. 덕분에 올 뉴 디펜더만의 가치, 그리고 다른 랜드보버와의 차별화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실제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의 디자인을 일반적인 랜드로버의 포트폴리오 디비전 구성인 ‘레인지로버’ 및 ‘디스커버리’ 등 그 어느 곳에 속하지 않고 ‘디펜더 만의 독보적인 가치와 존재감’을 어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DC100 컨셉에서 이어 받은 프론트 엔드는 개성 넘치는 모습이다. 실제 단조롭지만 입체적으로 구성된 프론트 그릴과 바디킷, 그리고 귀여움마저 느껴지는 헤드라이트의 조합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여기에 마치 캥거루 범퍼를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바디킷과 차체 손상 및 차량 활용의 편의성을 높이는 독특한 바디킷 및 보닛 위의 디테일 등이 더해졌다. 이러한 부분들을 보고 있으며 올 뉴 디펜더가 그저 일상을 위한 차량이 아닌 다양한 환경 속에서 여러 모습의 가치를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측면에는 비교적 높은 보닛 라인, 그리고 이러한 라인을 차체 끝까지 길에 이어가며 대형 오프로더의 가시를 명료히 전한다. 자칫 단순하고 심심하게 보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차체 곳곳에 더해진 디테일은 물론이고 색의 대비 등이 보는 재미를 살린다. 덧붙여 SUV의 가치를 높이는 클래딩 가드 및 견고한 알로이 휠 등이 시각적인 매력을 한층 높인다.
후면 디자인은 올 뉴 디펜더가 디자인 구성에서 ‘초대 디펜더’의 디자인 기조, 그리고 개성 넘치는 독특한 디테일이 더해져 ‘보는 즐거움’을 살린다. 특히 박스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및 바디킷은 현대적인 재해석으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끝으로 풀사이즈의 스페어 휠과 타이어 세트 역시 디펜더의 감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독특함으로 무장한 디펜더의 공간
외형적인 부분에서 여느 랜드로버의 차량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하고 있는 만큼 디펜더의 실내 공간 역시 독특함이 눈길을 끈다.
실제 올 뉴 디펜더의 실내 공간은 디펜더의 강인함을 떠올릴 수 있는 강인하고 단단한 느낌의 대시보드, 그리고 체결 부분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도어 패널 등의 모습을 더하며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게다가 이러한 공간 속에서 ‘기술 발전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하여 그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특히 디펜더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디펜더’ 레터링의 스티어링 휠과 랜드로버 브랜드 특유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새롭게 제작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컨트롤 패널 등을 더해 공간의 가치와 함께 기능 및 편의성의 매력을 높인다.
새롭게 개발된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더해진다. LG 측에서 공급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차량 정보 파악이 가능하며 T맵을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의 매력 역시 돋보인다.
이외에도 오프로드를 주행 차량 설정과 도강 상황에서의 차량 상황 등을 빠르게 파악하고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덧붙여 사운드 시스템은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디펜더의 실내 공간이 제시하는 만족감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탑승 공간의 여유도 충분하다. 올 뉴 디펜더는 새롭게 개발된 더욱 견고한 D7x 모노코크 섀시를 적용하여 우수한 차체 강성과 함께 경량화, 공간의 효율성을 개선하게 되었다.
실제 1열 공간은 충분히 넉넉한 레그룸과 여유로운 헤드룸, 그리고 쾌적한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시트의 디테일 및 마감 등에 있어서도 프리미엄 모델의 가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이러한 매력은 2열 공간에서도 이어진다. 올 뉴 디펜더의 2열 공간에도 넉넉한 크기와 우수한 쿠션감을 제시하는 2열 시트가 마련되었으며, 이를 통해 탑승자의 레그룸과 헤드룸의 여유를 충분히 확보하여 거주성이 도드라진다. 이외에도 다양한 파워 아웃렛 및 USB 포트 등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차량의 체격이 워낙 큰 편이기 때문에 넉넉한 거주 공간에 이은 ‘적재 공간’의 매력을 제시한다. 실제 올 뉴 디펜더의 트렁크 게이트 안쪽에는 1,075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이 마련된다.
기본적인 공간도 넉넉하고, 공간 구성도 무척이나 간결해 활용성이 기대될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폴딩할 수 있어 최대 2,380L의 공간이 마련된다. 이를 통해 올 뉴 디펜더는 적재 능력의 여유는 물론 다양한 활동에서도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
내심 아쉬운, 그렇지만 매력적인 인제니움의 심장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는 인제니움 엔진 중 하나인 D240 엔진 만이 단일 사양으로 적용된다.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분명 우수한 엔진이지만 내심 성능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실제 올 뉴 디펜더의 보닛 아래에 자리한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디펜더 D240’이라는 표현에 맞춰 240마력의 출력과 43.9kg.m의 토크를 제시한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와 AWD 시스템이 더해져 더욱 견고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예고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D240은 정지 상태에서 9.1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188km/h에 이른다. 덧붙여 공인 연비는 9.6km/L(도심 8.9km/L 고속 10.5km/L)로 체격이나 공차중량 등을 고려할 때 준수한 모습이다.
온로드에서도 매력적인 오프로드의 지배자
랜드로버 브랜드 역시 그렇겠지만, 그 중에서도 디펜더라는 존재는 자연스럽게 험준한,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야생을 질주할 수 있는 차량이다.
하지만 올 뉴 디펜더의 매력은 이러한 오프로드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D240 SE는 본 무대라 할 수 있는 온로드는 물론이고 오프로드에서도 우수한 가치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올 뉴 디펜더는 큰 체격 덕분에 기본적인 시트 포지션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SUV, 혹은 시트 포지션이 높은 차량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차량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과 시야에 대한 적응은 딱힌 어렵지 않아 곧바로 여유로운 주행을 누릴 수 있다.
여느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 차량들도 그렇겠으나 올 뉴 디펜더는 D240 디젤 엔진이 제시하는 소음과 진동을 꽤나 능숙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시동 후 실내 공간에는 특별한 아쉬움이나 불편함이 없는 모습이다.
게다가 2.5톤에 이르는 육중한 무게가 주행 상황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물론 발진 상황에서는 살짝 무겁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디펜더는 240마력으로도 일상적인 주행, 그리고 고속 주행 역시 능숙하게 해내는 모습이다.
특히 일전의 시승을 통해 난이도 높은 오프로드 코스에서도 제 몫을 다할 뿐 아니라 등판 및 도강 능력에서도 걸출한 모습을 갖고 있으니 ‘온로드’와 오프로드 운영의 문제가 없음을 스스로 입증해낸 셈이다.
8단 변속기는 견실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통해 주행의 가치를 높인다. 실제 지금까지의 랜드로버 및 재규어의 차량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주 날카롭거나 기민한 반응은 아니지만 상황 대응력이 우수하게 느껴졌다.
실제 주행을 이어가면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최적의 반응, 그리고 최적의 변속 타이밍을 바탕으로 견실하고 지속적인 주행을 꾸준히 이어 가는 모습이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변속기에 대한 특별한 의식, 혹은 아쉬움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시승에 있어서 가장 큰 주제는 바로 ‘오프로드의 아이콘’이 일상적인 주행, 특히 도심 속에서 운영이 되더라도 문제가 없는가에 대한 답을 확인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올 뉴 디펜더는 충분히 도심에서도 운영이 가능한 차량이다.
올 뉴 디펜더는 발진, 혹은 등판 상황 등과 같이 ‘물리적인 특성’이 드러나는 경우를 제외한 대다수의 주행 상황에서 새롭게 적용된 랜드로버의 D7x 모노코크 섀시, 그리고 최적의 셋업의 조화를 통해 체격과 무게에 비해 비교적 경쾌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차량을 다루는 부담 자체를 대거 줄였을 뿐 아니라 ‘남녀노소’가 모두 올 뉴 디펜더의 매력을 누릴 수 있을 정도의 조율 능력을 보였다. 실제 온로드 주행을 하면서 ‘차량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나아가 승차감 등의 부분에어서도 어지간한 도심형 SUV와도 경쟁이 가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거대한 체격, 그리고 무거운 무게로 인해 효율성에 대한 기대감은 조금 줄여야 할 것이다. 물론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실 연비가 비교적 좋은 엔진이라 하더라도 2.5톤을 이끌며 좋은 연비를 제시하는 것은 쉬운 일은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오프로드 성능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다. 실제 노면 상태를 가리지 않고, 능숙한 제어 능력을 보이는 트랙션 컨트롤, 정교하게 다듬어진 서스펜션 및 터레인 리스펀스 등의 기능을 통해 ‘의식하지 못할 사이’ 오프로드의 난관들을 극복하는 그런 차량이기 때문이다.
좋은점: 개성 넘치며 완성도 높은 외형과 실내, 그리고 만족스러운 드라이빙
아쉬운점: 절대적으로 부담될 효율성, 절대적인 성능의 아쉬움
고민하게 만드는 랜드로버 라인업
올 뉴 디펜더 D240 SE를 처음 타고 난 후 머리 속을 채웠던 생각은 ‘이렇게 되면 집안 싸움이 심하겠다’라는 점이다. 실제 레인지로버 벨라, 디스커버리라는 매력적인 존재가 포진되어 있는 랜드로버의 미드 라인에 올 뉴 디펜더가 오프로드 외에도 온로드 위에서도 매력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240마력의 엔진 하나만 마련된 포트폴리오 구성은 내심 아쉬운 부분이다. 해외에서는 V8 사양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V8 모델 및 기타 가솔린 사양이나 비교적 고출력 모델들이 더해진다면 그 가치는 더욱 크게 느껴지리라 생각된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