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단 SK와이번스가 신세계그룹에 매각 예정이다. 주인이 바뀐다면 구단 운영은 이마트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최종 협상 중인 SK텔레콤과 신세계는 이번 주 내로 구체적인 매각 내용과 향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전자상거래(e커머스) 팽창으로 위기에 직면한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돌파구는 온라인 쇼핑에선 찾을 수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라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업계에서는 야구단 인수 역시 정 부회장의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강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보유한 SK텔레콤과 신세계그룹 간 야구단 인수 관련 협의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종 조율만 마치면 매각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가 이번 주 안에 체결될 전망이다.
이번 거래를 두고 업계에서는 스타필드의 진화 버전인 비즈니스 모델 출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에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집어넣으며 스포테인먼트를 지향해 왔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쇼핑에 레저와 힐링을 접목해 '방문할 가치'를 줘야 한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프로야구는 소비자와의 소통 접점을 늘리고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지난 2016년 8월 스타필드 하남 개점식에서 정 부회장은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관중의 절반 이상이 20, 30대라는 점에서 유통업의 핵심 타깃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앞서 2019년 이마트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프리미엄 공간인 스카이박스에 '이마트 브랜드룸'을 조성해 가전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하거나 쇼핑 공간을 마련하는 등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지도 했다. 야구단의 주인이 되면 도심에서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프로야구를 오프라인 유통과 연계시키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그룹 측은 "SK텔레콤과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의가 끝나는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