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풍덩' 발리 주민 심기 건든 러시아 SNS 스타의 추태

입력
2021.01.25 10:24
오토바이에 여성 태우고 묘기
방역법, 환경법, 이민법 위반 혐의
발리 추방 외국인, 러시아가 1위

한 러시아 인플루언서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추방됐다. 이민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으나 발리 주민들 심기를 잇따라 건드린 추태가 진짜 이유였다.

25일 드틱뉴스 등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팔로워 490만명을 거느린 러시아인 세르게이 코센코씨는 이민법 위반 혐의로 전날 발리에서 추방됐다. 이민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방문비자(B211B)로 발리에 온 뒤 한 차례 비자를 연장하면서 해당 비자로는 할 수 없는 상업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코센코씨는 지난해 12월 발리의 한 항구에서 수영복을 입은 여성을 태우고 묘기를 부리듯 부두를 달리다가 오토바이를 탄 채 갑자기 바다로 뛰어들었다. 코센코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해당 동영상에 발리 주민들은 발끈했다. 가뜩이나 해양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생각 없이 쓰레기를 투척했다는 것이다.

발리 경찰은 환경법 위반 혐의로 정식 수사에 나섰다. 코센코씨는 "촬영이 끝나고 오토바이를 다시 끌어올렸다. 아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활동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코센코씨가 최근 발리 한 리조트에서 50명 이상 참석한 파티를 열었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 혐의도 코센코씨에게 적용했다. 결국 코센코씨는 "저는 발리를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 뒤 24일 추방됐다.

발리 이민국에 따르면 지난해 추방된 26개국 59명 중 러시아인이 1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호주 7명, 불가리아 5명, 중국 4명, 필리핀 3명이었다. 초과 체류 등 비자 관련 이민법 위반, 공공질서 방해 등으로 인한 추방이 많았다. 발리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 기준 호주가 124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118만6,000명) 유럽(53만명) 인도(37만4,000명) 영국(28만7,000명) 미국(27만7,000명) 일본(25만8,000명) 순이다. 21만3,000여명인 우리나라는 그 다음으로 8위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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