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5대 금융그룹 수장들을 만나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에 적극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자제하고 한국판(K) 뉴딜에 동참할 것을 강조하는 등 금융권에 여당의 정책 메시지도 분명히 전달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이익 공유제' 등 은행권이 민감해할 수 있는 얘기가 오가지는 않았다. 다만 여당이 금융권 수장들을 한자리에 불러놓고 현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을 킬 수 있어, 모임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인 김진표 의원과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은 2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금융권 주요 인사들과 ‘한국판 뉴딜 금융권 참여방안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여권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5대 주요 금융그룹 수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은행·금융투자·보험 등 업권별 협회장들도 함께했다.
민주당은 금융권 수장들을 향해 한국판 뉴딜에 대한 적극적 동참을 당부했다. 김 의장은 "정부 남은 임기 동안 한국 경제가 선도경제로 갈 수 있는 기초를 다지려면 금융시장에서 민간 투자자금이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빨리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은 지난해 9월 5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약 7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부동산 투자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김 의장은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국내 전체 여신 가운데 55%가 부동산에 잠겨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며 “금융권이 이를 대비해 자율적인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선 이익공유제 등 민감한 이슈는 거론되지 않았다. 여당 내부에서 이익공유제 1순위 대상으로 은행 등을 거론하면서, 은행권은 정치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이익을 크게 보고 있는 업종은 이자를 꼬박꼬박 받아 가는 금융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여권 고위 인사가 5대금융 그룹 수장 등을 한자리에 모은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불편한 얘기가 오간 것은 아니지만, 정부도 아닌 정당이 금융권 수장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