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 달 초 미국 화이자제약이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5만명분이 국내 처음으로 접종될 전망이다. 정부는 신속한 백신 보급을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백신접종센터 지정은 물론, 정식 품목허가 절차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박종현 행정안전부 안전소통담당관은 21일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당초 2월 말 첫 백신 접종이 예정됐었는데 일정이 앞당겨져 설 연휴 전에 첫 백신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코백스 퍼실리티’에 주문한 백신 중 화이자 백신 5만명 분이 예상보다 빨리 공급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들어온 초도 물량은 감염병 전담병원 의료진에게 접종할 계획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ㆍ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코백스 퍼실리티에 선급금 850억원을 내고 1,000만 명분의 백신을 계약했다.
현재 행안부는 상온 보관 백신을 접종할 위탁기관지정은 독감예방접종기관 가운데 기준을 충족하는 6,079개소를 선정했다. 전국에 독감예방접종기관이 2만곳이나 돼 목표인 1만곳을 채우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초저온 보관 백신을 맞출 백신접종센터 지정은 아직까지 지정된 곳이 없다.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만드는 백신은 모두 초저온 백신이다. 박 담당관은 “하루 1,000~3,000명이 방문하게 될 백신접종센터는 초저온냉동고를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자가발전시설이 있어야 하고, 접종 후 30분 간 이상반응을 보는 대기실, 대규모 주차시설을 갖춰야 해 지정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현재 접종센터 목표치 250곳 중 실내체육관과 공연ㆍ문화시설 등 150곳이 후보로 올라왔다. 행안부는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접종센터 250곳을 다음 주까지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백신접종센터는 시ㆍ군ㆍ구당 1곳 이상씩 설치하고 인구수가 50만명 이상인 지엔 3곳을 두기로 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백신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선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식약처의 허가 승인을 받아야 한다. 화이자제약은 이 절차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비임상 및 임상 1ㆍ2ㆍ3상 자료에 대한 사전검토를 지난 18일 식약처에 이미 신청했다.
다만 질병관리청과 식약처는 코백스에서 공급한 화이자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식 허가 절차를 밟지 않아도 접종할 수 있게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현재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 백신에 대한 허가심사를, 얀센 백신은 임상시험 관련 자료에 대한 사전검토를 하고 있다. 식약처는 신종 코로나 백신의 신속한 접종을 위해 허가전담심사팀을 따로 꾸리고, 허가심사 기간도 기존 180일에서 40일 이내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