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체부 장관 내정에 "전문성 없어" vs "친문이라 힘 실어줄 수도"

입력
2021.01.20 14:44

20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양천갑·재선)에 대해 부처와 문화체육관광 업계에선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섞여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 전반을 감당하기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일단 가장 크다. 반면 황 후보자가 친문 핵심 인사인 만큼 문체부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황 후보자는 연세대 도시공학 박사 출신으로 도시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국회 상임위 역시 국토교통위원회(20대), 국방위원회(21대) 소속으로 활동하며 문화체육관광 분야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선에선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던 분이라 다들 많이 놀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출판계 인사는 “정권말기 이너 서클의 돌려 막기 인사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교통 도시 전문가를 왜 굳이 문체부 장관에 앉혔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 공연계 종사자는 "전문성이 전혀 없는 분이 와서 'ABC'부터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막막하다"며 "코로나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객석 띄어앉기 문제 등과 관련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중요한데 인사 소식을 듣고 다들 술렁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체육계도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한 체육단체 관계자는 “이전 장관들이 마무리하지 못한 스포츠 혁신 등의 큰 숙제가 남아있는데 과연 잘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체육계 기득권 세력들에게 마냥 휘둘리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황 후보자가 친문 핵심 인사인 만큼, 문체부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거란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로필만 보면 국토교통부에 어울리는 분이 아닌가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도 "기획력과 추진력을 발휘해 고사 직전에 몰린 관광 산업의 어려움을 잘 풀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도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닌 것 같다"며 여행업을 살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이 관계자는 "유흥업소에도 월 200만원~300만원을 주는데 여행사는 영업 제한 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직접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며 관광업계에 대한 직접 지원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황 후보자의 소통 능력을 높이 사는 의견도 있었다. 영화계의 한 인사는 "문화 쪽 활동을 하지 않은 분이라 인물에 대해선 잘 모른다"면서도 "외려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 의견을 좀 더 귀 기울여 듣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최흥수 기자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