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3개 부처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여성 장관 비율 30%' 공약으로부터 더 멀어졌다. 20%대였던 여성 장관 비율이 10%대로 주저앉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임으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임으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여성 장관'이 '남성 장관'으로 바뀌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지명한 장관 후보자 중 여성은 없다.
장관 후보자 3명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되면, 18개 부처 수장 중 여성은 3명(유은혜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ㆍ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ㆍ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그치게 된다. 비율로 따지면 16.7%다. 이번 인사 전 여성 장관 비율은 27.8%로, 30%에 근접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약속한 문 대통령은 대선 때 '장관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고 공약했다. 목표치를 넘기려면 여성 장관이 최소 6명은 있어야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에 앞서 여성 인재를 찾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황희 민주당 의원에게 돌아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군에 여성의 이름이 특히 많이 오르내렸다. 여성 언론인, 정치인 등이 검증 단계까지 올랐으나 최종 단계에서 낙마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추가 개각을 단행할 때 여성을 중심으로 찾을 것이란 관측이 벌서부터 나온다.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 등도 개각 대상에 올랐으나, 이번 인사에서는 제외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여성 장관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여러 인사와 조직 개편 등에서 여성을 계속 확충할 예정"이라며 "여성 인재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정영애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유리천장을 없애 여성을 고위공직자로 많이 발탁할 수 있도록, 언제든지 훌륭한 인재들을 추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