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재점화된 이익공유제는 과거에도 수 차례에 걸쳐 다른 이름으로 추진됐던 사안이다.
2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이익공유제가 처음 논의된 것은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이다. 당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대기업의 초과 이익을 중소 협력업체와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하지만 정부, 여당, 대기업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동반성장위는 그해 12월 실무위원회에서 초과이익공유제를 강행 처리하려 했지만, 대기업 측에서 불참하면서 도입이 무산됐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원가절감, 품질향상 등 대·중소기업이 공동으로 낸 혁신 성과에 대해 납품단가 인상이나 격려금 지급 등의 방식으로 이익을 나누는 ‘자율적 성과공유제’를 추진했다.
2015년 박근혜 정부때는 ‘무역이득공유제’가 추진된 바 있다. 당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한 농·수·축산업계 피해를 제조업체의 무역 이득으로 보상해주자는 취지로 논의됐다.
하지만 FTA로 얻은 이익을 따로 추산하기 어렵다는 재계의 반발에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선회했다. 당시 정부는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며, 참여 기업에 출연금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익공유의 선례로 소개됐지만 2017년 이후 조성된 기금(1,164억원)은,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조성하겠다던 목표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그나마도 대부분(73%·853억원)은 공기업에서 부담해 '민간 자율'이라는 취지도 무색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협력이익배분제’라는 모델을 개발했지만,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전체 중소기업의 20%에 불과한 대기업 협력사만 특혜를 본다는 문제와 재계의 반발이 크게 작용했다.
이처럼 번번이 실패했던 과거가 주목받자, 여당은 이익공유제가 과거 모델과는 다르고 해외 모델을 참고했다고 강조한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일본, 미국 등 6개 사업자가 참여해 항공기 엔진을 개발하고 수익을 나눈 ‘롤스로이스’ 사례를 강조했다. 또 BMW, 포르쉐, 지멘스 등 자동차·금속·전기 분야 기업이 연대기금을 조성한 독일 사례도 이익공유 모델로 언급했다. 이낙연 대표는 본사가 온라인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가맹점과 나누는 ‘던킨’, ‘도미노피자’ 등도 대표 해외 사례로 거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사례가 “실제와 다른 짜깁기”라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