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66) 현 대한체육회 회장이 재선에 성공해 전문ㆍ생활체육 통합 2기 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이기흥 후보는 18일 진행된 제41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서 유효표 중 절반에 육박하는 915표(득표율 46.4%)를 획득, 507표(25.7%)에 그친 강신욱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종걸 후보는 423표(21.4%)를, 유준상 후보는 129표(6.5%)를 각각 받았다.
이번 투표에는 총 2,170명의 선거인단 중 1,974명이 참가하며 90.97%를 기록했다. 4년 전(63.49%)을 크게 웃도는 투표율이다. 이 회장의 득표율도 2016년 선거(32.95%) 때보다 13%포인트나 상승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 회장을 저격했던 이종걸 후보는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그만큼 체육인들의 선거를 바라보는 관심과 뜻이 깊고 체육 개혁에 대한 갈망을 증명한 것”이라고 "체육인들의 열망을 잘 담아 고칠 것은 고치며 전향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새 임기가 시작되는 다음달 19일 정기총회부터 2025년까지 2월(정기총회 전날)까지 4년간 600만 엘리트ㆍ생활체육인을 지휘하는 체육대통령 역할을 수행한다.
이 회장은 1985년 신민당 이민우 총재 비서관을 거쳐 2000년 대한근대5종연맹 부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어 카누연맹과 수영연맹 회장을 역임한 후 2016년 10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한 초대 체육회 회장에 당선됐다. 2019년 6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통합 2기를 맞이하는 만큼 체육회 결속을 보다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재임 시 소홀했다고 지적받아온 스포츠 인권 분야 강화가 대표적이다. 2019년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폭로 등 체육계 성폭력 사건에 이어, 트라이애슬론 고 최숙현의 극단적인 선택 등 사건ㆍ사고가 이어졌으나 아직까지 만족시킬만한 쇄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스포츠 인권 사태와 각종 적폐를 청산할 감찰 부서를 회장 직속으로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 놓았다.
정부와의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그간 의견이 갈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문제가 첫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OC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체육회는 일반체육 분야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이 회장은 “보는 시각에 따라 양론이 있을 수 있으니 민주적 절차와 공론화를 거쳐 논의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 회장은 또 체육회가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로부터 배당받은 기금 비율을 현 28%에서 50%로 늘려 3,5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자립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 회장은 “공약을 정책에 잘 반영해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하나 된 체육인의 모습을 보여준 선거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