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은 피했지만 이번엔 한파 습격… “동파·빙판길 조심”

입력
2021.01.18 18:21


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가면서 다행히 폭설 피해는 없었다. 대신 각종 동파 사고와 빙판길 낙상사고를 유발하는 한파가 전국에 몰아칠 것으로 예보되면서 지자체들이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18일 오후 9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이틀 이상 영하 12도를 밑돌거나 급격히 기온이 떨어져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아침 최저기온은 대관령이 영하 20도, 서울 영하 13도, 충주 영하 14도까지 떨어진다. 낮 최고기온도 서울은 영하 2도로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오늘(18일) 밤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내일(19일) 아침최저기온은 오늘보다 5~10도 가량 큰 폭으로 떨어지겠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다”며 “이번 한파는 절기상 대한인 모레까지 영향을 주겠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계량기 동파 ‘준(準)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동파 긴급 복구 인원을 162명까지 증원한다고 18일 밝혔다. ‘심각’ 단계는 서울시 동파예보제 중 가장 높은 단계다.

올해 한파 때마다 서울시 동파 피해는 극심했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서울에서만 7,500여건의 동파가 발생했다. 지난 9일 하루에만 1,682건의 동파가 발생해 지난 5년간 일별 동파 발생기록 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하 15도 이하의 날씨가 연일 지속돼 ‘동파 심각’ 단계가 발령됐던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는 올 겨울 동파량의 절반을 넘는 4,208건의 동파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최근 베란다나 외부 등에 노출된 수도관의 동파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며 “한파에 수도관과 계량기가 얼지 않도록 헌옷이나 에어캡 등 보온재로 노출 배관과 수도꼭지를 모두 꼼꼼히 감싸달라”고 당부했다.

다행히 큰 눈이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18일 오후 1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를 해제했다. 서울시도 이날 오후 3시 제설 비상근무를 해제하고 평시 근무체제로 전환했다.

기상청은 이날 3시쯤 “대부분의 지역에서 내리는 눈의 강도가 약화해 이 시각으로 관련 속보를 종료하지만, 내린 눈이 쌓이거나 얼면서 빙판길이 많겠으니 보행자 및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출근 시간대와 맞물린 강설은 기상청 예측과 달리 서울과 중부지방보다는 남부지방에 집중됐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요 지점 적설량은 고창 12.3㎝, 김제 진봉 12.3㎝, 봉화 석포 10.4㎝, 제천 7.4㎝, 광주 7.3㎝, 전주 6.2㎝, 수원 3.4㎝, 서울 서초 1㎝ 등을 기록했다.

곳곳에서 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9시쯤 경기 화성시 송산저수지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스토닉 승용차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 구조대에 구조된 운전자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오전 10시45분 충남 당진시 서해안 고속도로 서울 방향 256㎞ 지점에서는 25톤 트레일러와 컨테이너 트럭, 고속버스 등 대형차량 3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후 고속버스 탑승객 등 9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한때 최대 13㎝의 적설량을 기록했던 전북에서는 이날 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총 156건의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0㎝ 안팎의 눈이 내란 강원지역에서도 출근길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박민식 기자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