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보호소인 애린원이 철거됐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당시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던 1,560여마리에 달하는 개들을 구조했지요. 보호소가 문을 닫은 지 1년 4개월이 돼가지만 여전히 그곳에서 지내던 개들은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개들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일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담이(8세 추정∙수컷)도 애린원에서 구조된 개들 가운데 한 마리입니다. 구조되기 전까지 애린원에서만 살았는지, 다른 곳에서 버려져서 온 건지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구조 당시 사람들의 손길과 실내 환경에 익숙지 않았던 것으로 봐선 보호소 생활이 길었음을 짐작할 뿐입니다. 최주희 비글구조네트워크 입양팀장은 "담이는 사랑 받는 반려견으로 살아본 적은 없어 보였다"며 "임시 보호가정에서 모든 것이 처음인 것처럼 차근차근 배워갔다"고 설명합니다.
구조 이후 임시보호가정에서 지내고 있는 담이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겁을 먹지만 1주일 정도 기다려주면 잘 적응한다고 해요. 목욕이나 양치, 귀 소독, 발톱 깎기 등 싫어하는 걸 해도 입질(무는 행동)도 전혀 없고, 짖음이나 사람과 떨어졌을 때 보일 수 있는 분리불안 증상도 없다고 합니다.
다른 개나 고양이 친구들과는 엄청 잘 지내는데요, 사회성이 좋아서 만나서 20분만 지나면 새로 보는 친구들과 방석을 함께 사용할 정도라고 합니다. 담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산책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추워도 밖에 나가면 방방 뛰어다닐 정도로 산책을 즐긴다고 해요. 최 팀장은 "담이에게 가족을 찾아주지 못해 임시보호가정에서 지내고 있는데 임보가정의 사정으로 세 번 가량 옮겨야 했다"며 "올해 여덟 살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안정된 가정에서 지낼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어 "지금은 아픈 데가 없지만 노령기에 접어든 만큼 건강에 신경 써주고 아플 때 제 때 치료해 줄 수 있는 가정이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긴 시간 힘든 기간을 보내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담이가 앞으로는 평생 가족을 만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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