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유명 만화 '틴틴의 모험' 표지 그림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만화 작품으로 등극했다.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가 그린 '틴틴의 모험'은 유럽 모험만화의 시초로 손꼽히며 벨기에 '국민 만화'로 자리잡고 있다. 관련 작품은 경매 때마다 흥행을 기록했고 이번에는 최고가를 경신하며 다시 한 번 그 위상을 확인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경매 회사 '아르큐리알'이 주최한 만화 아트 경매에서 '틴틴의 모험' 다섯 번째 시리즈 '블루 로터스'의 표지 원본 그림이 320만유로(약 42억원)에 낙찰됐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이전 만화 작품 최고 낙찰가는 265만유로(약 35억원)였는데 이것 또한 2014년 같은 만화의 다른 표지 그림이 기록한 것이다. 에르제는 생전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경매에 나올 때마다 가뿐히 수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곤 했다.
'틴틴의 모험'은 세계 여러 나라의 사건을 파헤치는 소년 기자 '틴틴'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미완성 작품까지 합해 총 24편이 만들어졌다. 1936년 작(作)인 '블루 로터스'는 1931년 중일전쟁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중국에서 마약 밀수단과 간첩을 상대하는 줄거리다.
이번에 낙찰된 그림은 원래 '블루 로터스' 표지로 사용될 예정이었지만 당시 출판사가 그림의 색이 많아 복제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다른 판으로 수정됐다. 결국 에르제는 원본을 출판사 편집자의 아들인 장 루이 캐스터먼에게 선물로 줬고 캐스터먼은 자신이 사망할 때까지 작품 판매 제안을 일체 거절한 채 서랍 속에 6등분으로 접어 보관해왔다.
전문가들은 6등분으로 접어서 보관한 덕에 보존 상태가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에릭 리로이 아르큐리알 만화 전문가는 "이 작품은 에르제의 천재성을 담은 진정한 걸작으로 아마 가장 아름다운 틴틴 만화의 표지일 것"이라고 극찬했다.
'틴틴의 모험'은 전 세계 50개 이상 언어로 번역돼 2억부 넘게 팔린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만화다. 벨기에 문화유산으로 여겨지며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고, 201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화를 각색해 만든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이 개봉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땡땡'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