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나운서 “김치는 중국에서 하찮은 음식” 막말

입력
2021.01.14 17:10
방송국 아나운서, '김치 원조 논쟁' 가세
"잔칫상에 김치 올라오면 손님 가버려
 김치는 조선족의 전통 음식 불과" 폄하
"이웃을 무례하게 모욕하면 망해" 비난
 관영매체 "'김치의 왕' 주장 불필요" 자제


중국 아나운서가 “김치는 중국에서 하찮은 음식”이라며 “이웃을 무례하게 모욕하면 망한다”고 한국을 비난했다. 김치를 중국음식으로 주장하는 중국 유튜버와 네티즌을 향해 한국에서 비판여론이 거세자 엄호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양국의 ‘김치 원조’ 논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방송국 아나운서 주샤(朱霞)는 14일 웨이보에 1분 34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려 한국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리쯔치(李子柒)가 파오차이(泡菜ㆍ김치) 담그는 동영상이 한국에서 큰 논란을 일으킨 사실을 알고 있다”며 “같은 음식이나 물건이라도 나라가 다르면 문화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동북지역의 예를 들어 “잔칫상에 파오차이가 올라오면 손님들은 마음에 안 들어 그냥 가버릴 수도 있다”면서 “파오차이로 손님을 대접한다면 손님을 존중하지 않거나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치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국을 비꼰 것이다.


특히 주샤는 “한국에서 김치는 아주 중요한 음식이지만 장소가 바뀌면 음식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며 “중국에서 김치 혹은 파오차이는 조선족이라는 한 소수민족의 전통음식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중국 사람들이 파오차이를 만드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고 누구의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다”며 “중국에는 많은 요리가 있는데 오직 파오차이를 담그기 위해 냉장고를 따로 준비하는 것도 불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김치냉장고를 싸잡아 폄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인들은 “역시 문화인다운 주장”이라며 중국의 우월성을 과시하고 있다. 앞서 구독자 1,400만명을 보유한 중국의 유튜브 스타 리쯔치가 올린 김장 동영상에 ‘중국 음식’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리면서 한중 양국 네티즌이 격렬하게 설전을 벌였다.

중국 환구시보는 지난해 11월 쓰촨지역 염장채소인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 인증을 받자 “중국이 김치 시장의 기준”이라고 왜곡 보도해 한국을 자극한바 있다. 논란이 반복되자 환구시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중국의 김치 격돌은 두 나라가 문화와 음식에서 수천 년간 관계를 맺어온 역사를 반영한다”며 “‘김치의 왕’이라고 주장하는 건 불필요하다”고 뒤늦게 자제를 촉구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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