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의 자세
김유담 지음. 2020년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신예작가 김유담의 신작 소설. 창비에서 선보이는 경장편 시리즈 열 번째 책이다. 여탕에서 사람들의 때를 밀어주며 밥벌이를 하는 세신사 엄마, 여탕에서 자랐지만 무용가로 성공해 여탕을 탈출하고픈 딸의 이야기. 더불어 여탕을 드나드는 여자들의 내밀한 속내와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실패하지도 않은 고단한 삶의 다양한 모습을 고루 담아낸다. 삶의 씁쓸한 이면을 직시하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은 ‘그래도 괜찮다’는 다독임으로 이어진다. 창비·192쪽·1만4,000원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
쿤룬 지음. 진실희 옮김. 살인마인 주인공 ‘스넨마’. 겉으로 보기에 파리 하나 못 죽일 것 같은 미소년이지만 살인 집단 ‘JACK’ 조직원을 죽이는 일에는 조금도 거침이 없다. 타이완에서 사랑받는 유명 웹소설 작가 쿤룬은 제목에 걸맞게 살해 현장과 살인의 과정을 적나라하고 생생하게 묘사한다. 범죄스릴러 장르에 블랙코미디 요소를 가미한 독창적인 작품은 독자와 평론가들 모두를 사로잡았다. 한스미디어·372쪽·1만5,000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1
공명 만화. 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과 억압을 받던 ‘숙이’가 가부장제의 폐해를 딛고 일어서는 성장담. 이야기는 숙이의 어린 시절인 60~70년대부터 대학에 진학한 이후까지 전개된다. 공명 작가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2019년 제1회 ‘NC버프툰 글로벌웹툰스타오디션’에서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호평과 함께 연재 중인 ‘버프툰’에서 최고 인기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문학동네·256쪽·1만5,000원
◇배리어 열도의 기원
김가경 지음. 저자의 두번째 소설집인 이번 작품은 지금껏 우리가 제대로 바라본 적 없었던 삶의 가장 낮은 곳으로 안내한다. 작가의 첫 소설집 ‘몰리모를 부는 화요일’이 인물의 내면에 뿌리내린 상처를 직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은 소외된 타자들이 불러오는 긴장때문에 불안한 주인공의 복잡한 심경을 묘사한다. 강·232쪽·1만4,000원
◇나의 친구 레베카
케이트 더글라스 위긴 지음. 박상은 옮김. 1903년에 출간된 ‘나의 친구 레베카’는 1908년에 발표된 ‘빨강 머리 앤’과 놀랍도록 닮았다. 앤이 빨강 머리에 주근깨가 많고 예쁘지 않은 고아 소녀라면 레베카는 까만 머리에 까무잡잡하고 눈이 맑은 소녀이다. 앤과 마찬가지로 레베카도 어려운 상황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후견인과 친구의 도움을 받아 난관을 헤쳐나간다. 앤 못지않게 사랑스러운 레베카의 새로운 이야기가 100년을 거슬러 도착했다. 앤드·448쪽·1만5,000원
◇우주를 꿈꾼 여성들
타냐 리 스톤 지음. 김충선 옮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머규리 13’의 실제 이야기. 남성이 지배하는 우주를 열어 젖힌 ‘위대한’ 여성들의 실화가 담겨 있다. 빠른 전개와 생생한 서술, 시대를 읽을 수 있는 만평과 사진 등 풍부한 도판은 생생함을 한층 더한다. 여성에 대한 통념이 지배하는 언론, 오만한 남성 동료들 사이에서 여성 개척자들의 이야기는 현재 우주를 꿈꾸는 십대 독자에게도 무한한 가능성을 선사한다. 돌베개·216쪽·1만3,000원
◇천천히 안녕
고재현 지음. 이소영 그림.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의 일상에 감춰진 이면을 드러낸다. 평범한 장소, 평범한 물건과 ‘인싸’ 혹은 ‘아싸’ 등으로 표현되는 익숙한 관계망은 작가의 시선을 통과하며 특별함을 드러낸다. 다채롭게 펼쳐지는 여섯 편의 동화는 어린이들의 일상을 재현하면서도 판타지 요소를 더해 각 이야기마다 개성이 돋보인다. 창비·136쪽·1만800원
◇눈의 시
아주라 다고스티노 글. 에스테파니아 브라보 그림. 정원정·박서영 옮김. 눈이 쌓인 곳에 빨간색 벤치. 눈사람을 만드는 아이들. 그것을 바라보는 노부부. 한겨울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담은 시(詩) 그림책. 겨울의 따뜻한 고요를 담아낸 그림과 함께 이탈리아 시인 아주라 다고스티노가 간결한 언어로 노래한 시가 합쳐져 새로운 감흥을 선사한다. 오후의소묘·28쪽·1만6,000원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조던 스콧 글.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캐나다 대표 시인과 유명 그림 작가가 만나 합작한 이 책은 뉴욕타임스 등 다수 유력 언론에서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됐다. 말을 더듬는 아이가 쉼 없이 흐르는 강을 마주하며 내면의 아픔을 치유하고 자신을 긍정하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독자에게 오랜 여운을 남긴다. 작은곰자리·52쪽·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