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생계자금 수요 폭발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대출로 투자) 현상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100조원 이상 불어났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조5,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비은행권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은 2019년과 비교해 112조원(8.0%)이나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다소 급하게 치솟았다. 2015~2016년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풀면서 10%대까지 치솟았던 가계대출 증가율은 정부 관리 아래 지난해 4%대까지 낮아졌으나,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시 크게 높아졌다.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생계자금 확보를 위해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으며, 기준금리가 0.5%까지 떨어지면서 주식·부동산 등 자산 투자를 위한 신용대출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높아진 것도 가계대출 상승폭에 영향을 끼쳤다.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주택거래량(180만호)에 전셋값까지 크게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잘 관리되고 있던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난해 다소 과도하게 증가했다고 보고 올해는 '연착륙'을 위한 대출 관리를 해나갈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이나 국제정세 등 불확실성이 많아 가계부채 증가율을 어느 정도 목표로 잡을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가계대출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증가율이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