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국내 1호'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임상 시험에 직접 참여하고 발표까지 했던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게임 체인저라는 단어는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를 경계했다.
엄 교수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렉키로나주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냐'라는 질문에 "완전히 판세를 뒤집는다라는 건데, 실제 항체 치료제나 이런 항바이러스제들은 발생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결국 예방을 해야지 유행의 판세가 완전히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방은 결국 백신으로 하는 것이고, 백신을 접종받지 못했거나 또는 백신을 접종해도 효과가 없는 사람들이 감염됐을 때 치료하는 그 치료제를 갖고 있다는 게 임상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경증·중등증 환자의 위약군 대비 중증 발전 발생률에 있어 전체 환자에서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군에서 68% 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절반밖에 치료를 못하는 것 아니냐'라는 걱정 어린 해석이 분분하다. 엄 교수는 "1,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중에 5%는 아주 위중한 환자로 진행되는데, 그렇게 되면 매일 적어도 50명 이상의 환자가 중증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을 매일 20~30명으로, 즉 절반으로 줄인다고 생각을 한다면 의료자원의 관리 측면에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그 중에서도 50세 이상으로 따지면 한 68% 정도 감소효과가 있는 게 2상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엄 교수에 따르면 50세 이상이 되면 여러 가지 기저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자연스럽게 몸에 면역이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50대 이상에서 중증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50세 이상 환자를 따로 분석해 보니 중증 환자 발생률이 68% 정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했으면 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이 결과를 해석할 때 2상 연구가 비교적 적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이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면 이 결과값의 변화가 올 수도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3상 연구가 곧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엄 교수는 한 번에 주사하는 렉키로나주의 가격이 40만원으로 비싸다는 의견에 대해 "현재 미국의 리제네론 같은 경우는 1회 투여가 150만원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외국에서 개발한 약보다는 훨씬 가격이 저렴한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등증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40만원으로 막을 수 있다면, 중증으로 진행했을 때 훨씬 더 많은 치료비가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비용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