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자리 감소가 22년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2,690만명)는 1년 전보다 22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전년 대비 취업자가 줄어든 건 오일쇼크, 외환위기, 카드대란, 금융위기 당시 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최악의 고용 충격이 숫자로 확인됐다.
내용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거의 모든 연령대의 취업자가 줄어든 가운데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일자리가 32만개나 급감했다. 임시근로자(-31만명)와 일용근로자(-10만명)의 감소 폭도 컸다. 코로나19 충격이 유독 취약 계층에게 집중된 셈이다. '쉬었음' 인구도 250만명을 넘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올해 1,2월 고용 상황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고 이후에도 극적인 개선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데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가 1분기 중 직접일자리 83만개를 비롯 '110만개 공공일자리 채용' 대책을 발표한 건 마땅한 일이다. 공공 부문이 버팀목이 되기 위해선 가급적 집행을 서둘러 충격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 다만 공무원 3만명 충원은 국민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
바람직하기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정부가 아닌 기업이 돼야 한다. 기업들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게 일자리 정책의 첫단추다. 이날 정부가 2022년까지 기술기반 벤처 스타트업 기업 3,000곳에 복합금융 3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2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청년과 여성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지역뉴딜벤처펀드를 대폭 늘리는 것도 적극 검토할만하다.
취약 계층에게 더 큰 코로나19 고용 충격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란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정부답게 공공부문이 두터운 버팀목이 되는 한편으로 기업들의 투자 환경 조성에도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