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넘치는 시중 '돈'...11월 한 달 새 28조 늘었다

입력
2021.01.13 15:20
11월 광의통화량  3,178조 전년 대비 9.7% 증가
정부 돈 풀기·빚투 영향...유동성 자금시장으로 쏠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면서 쉽게 현금화가 가능한 자금이 시중에 계속 쌓이고 있다. 갈 곳을 잃은 돈은 빠르게 부동산과 주식 등 실물자산 투자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11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의통화(M2)는 3,178조4,000억원으로 전월(3,150조5,000억원)에 비해 27조9,000억원(0.9%) 늘었다.

전달 증가량(34조7,460억원)에 비하면 다소 줄어들었지만, 9월(14조1,552억원)이나 8월(9조7,866억원)에 비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2019년 11월에 비해서는 9.7% 증가했다.

M2는 현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 요구불예금 등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M1에 저축성 예금과 수익증권 등을 포함한 개념으로, 보통 '시중통화량'을 의미한다. 비교적 쉽게 돈을 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전년 대비 증가율이 7~8%대였던 M2 증가율은 코로나19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확대하기 시작한 지난해 5월 이후 9%대 후반에서 1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전년 대비 유동성이 크게 증가한 상태라는 뜻이다.

특히 10, 11월에는 수익증권과 저축성예금 등에 흘러간 돈이 이전과 달리 증가했다. 7~9월만 해도 M1 증가율이 M2 증가율보다 커 현금이나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더 빠르게 쌓였지만, 이후 두 달간은 수익증권이나 단기금융펀드(MMF), 2년 미만 금전신탁 등의 증가세가 더 컸다. 돈을 통장에 단순히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주식이나 펀드 등 상품에 넣기 시작한 것이다.

M1의 가파른 증가세는 대출로 단기간 통장에 쌓아둔 돈이 늘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가계대출이 13조6,000억원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M1은 12조8,000억원 늘어났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9%나 증가한 수치다.

경제주체별로는 기업(15조,8000억원)과 가계 및 비영리단체(10조원)의 자금이 크게 늘었다. 특히 가계는 11월의 '역대급 대출'의 영향으로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을 중심으로 자금이 늘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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