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하나 제대로 못 치우는 분통 터지는 서울, 정인양을 끝내 지켜주지 못한 무책임한 서울은 안 된다. 독한 결심과 섬세한 정책으로 서울을 재건축 하겠다."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세 번째 도전이다.
나 전 의원은 용산구 이태원 먹자골목에서 출마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태원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위로하는 동시에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준비된 시장'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이곳 저곳 뛰어다니는 일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서울은 아파하고 있고, 시민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며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기대를 배반했고, 전임 시장의 성범죄 혐의로 서울은 리더십조차 잃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와 먹고 살기를 함께 해야 한다"며 △서울형 기본소득제 도입 △6조원 규모의 민생 긴급 구조기금 투입 △코로나19 위기대응 특별 채용으로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했다.
나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은 줄였다. 3,700여자 분량의 출마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단 세 차례 언급에 그쳤다. 대신 "연동형비례제의 문제점을 수도 없이 지적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절대 안 된다고 외쳤는데, 나경원 말이 맞지 않았느냐"며 본인이 '소신있는 정치인'임을 강조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르는 선거인 만큼, '여성 시장'의 강점도 내세웠다. "두 아이의 엄마 나경원, 사랑하고 배려할 줄 아는 나경원이 따뜻하게, 포근하게, 시민을 안아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선 견제구를 날렸다. 안 대표의 '철수 정치'를 겨냥해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겐 이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며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문재인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