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13일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국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대통령 접종 장면이 생중계로 진행됐지만 중국 백신 효능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이날 오전 9시42분쯤(현지시간) 중국 시노백 백신을 접종했다. 전 세계 정상 중에 중국 백신을 접종한 첫 번째 지도자로 기록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자국 백신을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 조코위 대통령은 "백신이 안전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가장 먼저 맞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체온과 혈압 등을 재고 "건강하다"는 의료진 답을 들은 뒤 따로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뒤엔 '백신은 안전하고 할랄(이슬람율법이 허용한)이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붉은 현수막과 대통령의 흰색 셔츠는 인도네시아 국기(메라푸티)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어 의사협회장과 이슬람단체 지도자, 일부 장관과 재래시장 상인, 노동자, 교사 등 각계각층 대표가 차례로 백신을 접종했다. 이날 실시간 유튜브 중계는 최고 8만여명이 시청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날부터 4월까지 의료계 종사자, 공무원 등에게 우선 접종하고, 이후 내년 3월까지 전체 인구의 70%(1억8,000여만명)에게 백신을 무료 접종할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다른 백신도 확보했으나 지난해 12월 6일(120만회분)부터 전날(1,500만회분량)까지 세 차례에 걸쳐 중국 백신만 들어온 상태다.
중국 백신에 대한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반응은 찬반이 팽팽히 맞선다. 절반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 백신만이 답이다"라고 말한다. 반면 나머지는 효능이 너무 낮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식품의약품감독청(BPOM)은 접종 이틀 전인 11일 예정보다 2주 정도 빨리 중국 백신을 긴급 승인하면서 "예방효과(효능)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50%)을 넘어선 65%"라고 발표했다. 외신들은 "효능이 다른 나라보다 낮고 측정이 어떻게 계산됐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백신 효능이 50%에서 91%까지 나라마다 다르다는 점도 부각됐다.
이에 대해 BPOM은 "효능이 각 91%, 78%인 터키, 브라질은 주로 위험도가 높은 의료진 대상이었던 반면 인도네시아 임상실험은 일반인을 상대로 했기 때문에 효능 결과가 더 낮을 수 있다"라며 "부작용은 시노백 백신이 다른 나라 백신보다 덜해 더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다만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은 "노인들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선택권이 있다면 다른 나라 백신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사람들이 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국 백신 홍보에 나섰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매일 1만명 안팎씩 늘며 전날 기준 84만6,765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