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공매도, 기울어진 운동장 주장은 일방적"

입력
2021.01.13 13:30
증권업계 출신 민주당 정무위원회 간사
"자본시장법 개정 등 제도개혁... 확실한 효과 있어"
"개미들 공매도 공포심, 시장 실제와 차이"


더불어민주당의 운동가(박용진)와 산업계(양향자) 등 좌우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잇따라 3월 15일로 다가온 공매도 재개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자 금융권 출신 의원들이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 공매도 재개를 원하는 금융투자 업계의 중론과 최근 목소리가 커진 개미 투자자들의 목소리 모두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증권업협회(현 금융투자협회) 출신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런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 공매도의 불법성을 가지고 앞으로도 공매도 시장이 무조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외국 주식시장과 다르다.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 비율이 높다"며 "개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국회의 임무고 금융 당국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불법 공매도 막는 법 개정 완료, 상당한 효과"



김병욱 의원은 지난해 1월부터 자신이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를 주장해 왔으며, 한시 금지 기간에 공매도 제도를 정비해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회와 금융위원회가 제도 개선을 많이 이뤘고 작년 12월에 법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9일에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불법공매도 처벌 수준을 공매도 주문금액 범위 내 과징금과 이득의 3~5배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이 개정이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제대로 시행이 되면 상당히 불법 공매도 자체를 엄두를 못 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병욱 의원과 같은 당의 박용진 의원 등은 사전 차단을 목적으로 하는 전산 시스템의 준비 등이 미비하다며 공매도 금지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박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벌은 강화했지만, 차단에서는 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전에도 불법공매도를 차단하기 위한 많은 제도적 장치가 발표되었지만 결국 불법 공매도를 근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전 차단하는 불법 공매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데, 시스템이 얼마나 완비된 시스템인가에는 이견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로 주가 조작? 객관적 증거 없지만..."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김병욱 의원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우리 시장 참여자 중에서 공매도 자체가 안 된다는 이들이 있는데, 공매도가 개인들에게 불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라면서 "(공매도가 있어도) 시장이 공정하게 잘 될 것이라는 것이 확실시되면 허용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냐는 주장도 상당히 있다"고 했다.

또 "공매도가 불법으로 생각될 만한 사건들이 꽤 있어 왔지만, 공매도로 인해서 주가가 조작이 됐다는 객관적 증거는 아직은 없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적 공포감과 실제 시장과는 갭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증시에서 많은 개인들이 직접 투자를 하다 보니, 개인 투자자 위주의 시각을 가진다는 것을 우리 증시 관계자들과 금융 당국이 인정을 해야 된다"면서 "시장에 충격이 없게 잘 어루만져서 우리 자본시장이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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