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남측 열병식 추적에 "해괴한 짓, 기괴한 족속" 비판

입력
2021.01.13 07:23
대남 관련 담화 발표한 김여정 
당 직책, 제1부부장서 부부장으로 강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제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을 정밀 추적했다는 남측 합동참모본부를 향해 "해괴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남측을 비판하며 '기괴한 족속', '특등 머저리들'이란 거친 표현도 썼다.

김여정 부부장은 12일 담화를 발표하고 "해괴한 것은 남조선 합동참모본부가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포착했다느니, 정밀 추적 중이라느니 하는 희떠운 소리를 내뱉은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그는 이어 "남의 집 경축 행사에 대해 군사기관이 나서서 정황 포착이니 정밀 추적이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라도 할 일이 없어 남의 집 경축 행사를 정밀 추적하려 군사기관을 내세우느냐"고 따졌다.

김 부부장은 "그런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평양의 경축 행사에 남보다 관심이 높다든가 그 또한 아니라면 우리의 열병식 행사마저도 두려워 떨리는 모양"이라며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괴한 족속', '특등 머저리' 등 거친 표현 써

김 부부장은 "하여튼 그 동네 사람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이라며 "세상 사람 웃길 짓만 골라 하는데 세계적으로 처신 머리 골라 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라도 가라면 섭섭해할 특등 머저리들"이라고도 했다.

김여정이 올해 들어 담화를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당 대회 결과 직책이 낮아지긴 했지만, 북한을 대표해 대남 관련 입장을 내는 등 정치적 위상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여정은 이번 담화를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로 발표했다. 이번 당 대회에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중앙위 위원으로 내려앉은 데 이어 당 직책도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됐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