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위기' 트럼프 "수정헌법 25조 바이든 괴롭힐 것" 반격

입력
2021.01.13 07:09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현장 찾아 연설 
내란 선동 혐의 반박 "내 연설 완전히 적절"

탄핵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탄핵소추안에 적시된 ‘내란 선동’ 혐의 등을 전면 부인했다. 자신의 직무 박탈과 관련된 수정헌법 25조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州) 알라모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현장 방문 행사에서 “표현의 자유가 전례 없이 공격 받고 있다”며 “수정헌법 25조는 나에게 아무런 위험이 되지 않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바이든 행정부를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CNN 등이 전했다. 수정헌법 25조에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내각 결정에 따라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명시돼 있다. 미국 민주당은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를 적용해야 한다며 11일 결의안을 제출했다. 11일 함께 발의된 탄핵안은 13일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사기 사태는 미국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가장 잔인한 마녀사냥의 연속이었다”며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분노와 고통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우리 나라가 치유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도 했고, ‘평화와 평온’도 언급했다. 임기 중 최대 치적의 하나로 내세우는 국경 장벽 건설 현장을 찾아 자신은 문제가 없다는 항변을 공개적으로 한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탄핵은 엄청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그들(민주당)이 하고 있는 것은 아주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의)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탄핵을 당하는 것은 미국에 위험한 일”이라며 “나는 폭력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또 “(탄핵은) 정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마녀사냥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핵안의 핵심 쟁점인 6일 사전 집회 발언의 내란 선동 혐의 적용과 관련, “내 연설, 내가 사용한 단어들을 분석했다”며 “이는 완전히 적절한 것이었다”고도 했다.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과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