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부터 수도권에 폭설이 내리면서, 퇴근시간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서울시는 지난 6일 오후 내린 눈을 제때 치우지 못해 빚어진 극심한 교통정체 원인을 “짧은 시간에 기습적으로 눈이 내린데다, 퇴근시간과 겹치면서 제설 차량이 갇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12일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서울에선 2.0㎝의 눈이 쌓이면서 서울 서초구 교대역 등 주요 도로 곳곳에서 교통정체가 나타나고 있다. 인천의 신적설량은 2.7㎝, 수원은 1.2㎝를 기록하고 있다. 신적설은 하루 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의 깊이를 말한다.
함박눈이 내리자 지난주 폭설을 경험한 후륜구동 수입차량 소유주들은 주변에 카풀을 알아보느라 분주했다. BMW 승용차주인 A씨는 “지난주 폭설 때 차량이 눈길에 속수무책이라는 걸 체감했다”며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선배한테 퇴근길과 내일 오전 출근길 카풀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30대 직장인 B씨는 아예 조기 퇴근을 선택했다. B씨는 “지난주 눈길에 운전하다 사고를 낼 뻔한 데다, 운전하며 긴장한 탓에 담이 걸릴 정도였다”며 “회사에 보고한 뒤 눈이 더 쌓이기 전에 퇴근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40분을 기해 서울(동남권ㆍ서남권)과 인천(강화ㆍ옹진군 제외), 경기도(광명ㆍ고양ㆍ김포ㆍ시흥)와 충남 서산ㆍ태안에 대설주의보를 발표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이들 지역에는 1~5㎝의 눈이 추가로 쌓여 적설량이 2~7㎝에 달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눈이 강하게 내리는 시간대가 퇴근시간대와 맞물리고, 내린 눈으로 도로가 미끄러워 극심한 교통혼잡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지난 6일 내린 폭설에 늑장대응으로 질타를 받았던 서울시는 자치구 시설공단 등 제설기관 33곳 전체가 이날 낮 12시부터 1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인력 4,000명과 제설차량 1,000여대를 투입, 급경사지역과 취약도로에는 사전에 제설재를 살포했다.
한제현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은 “눈이 퇴근시간대까지 계속될 수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성남시 등 일선 시군들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이날 광명·시흥·고양·김포 등 4개 시에 대설주의가 내리고, 경기도 전역에 12일 자정까지 눈 소식이 예보되면서 오후 3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총무과 등 10개 부서 직원들이 비상근무 1단계에 들어갔다.
고양시 현천동, 시흥시 대야동 등 도내 116개 취약구간에 제설차량과 장비를 전진 배치하고 제설제 사전살포 등 제설작업을 벌였다. 녹은 눈이 얼면서 도로결빙이 예상되는 고갯길이나 이면도로 등 제설취약 구간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제설제 사전살포, 차량 감속안내 등 안전조치를 하도록 했다.
이면도로 등 마을도로는 지역자율방재단 등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잔설제거와 제빙을 실시하도록 했다.
경기 성남시도 전 직원이 대기하는 제설 3단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시는 굴삭기 8대 등 총 137대의 제설 차량과 장비를 투입하고, 염화칼슘 280톤 등 마련, 즉각 투입하기로 했다. 경사로가 심한 남한산성로, 태평로 등 제설 취약지역 구간에 염화칼슘을 사전 살포했고, 50개 각 동엔 3000여명의 전 직원이 파견돼 이면도로 제설 작업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