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산업 임원들, 1심서 무죄
입력
2021.01.12 14:36
윤주영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12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등 13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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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갈 바엔 죽겠다" 병역 거부 하레디, 예루살렘서 폭력 시위
검은색 정장에 중절모를 쓴 남성 수만 명이 집결했다. 손에 든 팻말에는 "군대에 가느니 죽겠다", "한 명의 남성도 끌려갈 수는 없다"가 적혔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진행된 초정통파 유대교도인 '하레디'의 "징집 반대" 거리 행진은 단숨에 폭력 시위로 번졌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레디 수만 명은 예루살렘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이스라엘 대법원이 "하레디 예시바(종교학교) 학생들도 징병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군 복무를 면제해 온 76년간의 '특혜'에 종지부를 찍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지난달 27일에도 이스라엘 중부 고속도로를 2시간가량 점거하며 관련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대는 해산을 명령하는 경찰에 거칠게 저항했다. "군대에 갈 바엔 감옥에 가겠다"고 소리쳤다. 거리에서 불을 지르는가 하면, 유대교 초정통파 계열 정당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의 이츠하크 골드노프 대표가 탄 차량에 돌을 던지기도 했다. 시위는 이날 밤까지 이어졌고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대치했다. 시위대가 던진 물건에 이스라엘 경찰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고 TOI는 전했다. 경찰은 폭행 혐의로 시위대 중 5명을 체포했다. 이스라엘은 군 복무가 의무지만, 전통적 유대교 율법 연구를 최대 소명으로 여기는 하레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초기부터 병역을 면제받았다. 하레디는 세속주의 문명을 거부하며 유대교 경전 '토라' 읽기를 본업으로 삼는다. 직업을 갖는 등 경제 활동도 하지 않는다. 하레디는 군 복무를 하게 되면 오랜 세대를 거쳐 온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스라엘 내부에선 하레디의 병역 면제를 지속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시작된 가자 전쟁에서 전사한 이스라엘군이 6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형평성 논란에 불이 붙었다. 가자 전쟁으로 군 복무 기간 연장까지 추진되는 가운데 규모가 적지도 않은 하레디의 군 면제는 특혜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하레디는 이스라엘 전체 인구(약 930만 명)의 약 12%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징병 대상자는 현재 6만3,000명 정도다. 하레디 징집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사면초가에 몰렸다. 샤스당과 UTJ 등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을 떠받치는 한 축이기 때문이다. 이들 정당은 하레디 병역 면제 혜택이 없어지면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AP는 "네타냐후 연정의 핵심 구성원인 초정통파 정당은 연정을 탈퇴해 재선거를 감행할 수도 있다"며 "이는 가뜩이나 연정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네타냐후에 위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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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하는 주변, 무마하는 측근… 바이든 거취 놓고 미국 민주당 내분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내분에 휩싸였다. 며칠 전 첫 대선 후보 TV 토론 참패 뒤 흔들리는 당원과 지지층을 달래려 측근 그룹이 나섰지만, 동요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레이먼드 토머스 라이백 전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부의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민주당 지도부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게 만들도록 대중이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침묵 중인 우리 선출직들은 정치적 보복보다 대선 패배를 더 두려워해야 한다”면서다. 같은 달 27일 TV 토론 이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 CNN방송 등 진보 성향 미국 언론들이 점화한 ‘바이든 용퇴론’이 당내로 번진 것이다. 민주당 기저의 실권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팽배하다. 미국 CBS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토론 직후 이틀간 벌여 이날 결과를 공개한 조사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 출마를 찬성하는 민주당원 비율이 54%였는데 이는 2월 같은 조사보다 10%포인트나 작은 수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대통령 실족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 등에 미칠 영향을 걱정한 일부 민주당 후보의 경우 노골적으로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 중진들의 선택은 재신임이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이가 더 많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앞장섰다. CNN과 MSNBC 등 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 출마를 지지했다. 존 페터먼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능가하는 사람”이라고,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은 NBC방송에 “바이든은 (TV 토론) 90분 이전 4년간 이미 패기를 보여 줬다”고 각각 말했다. 당 지도부와 바이든 보좌진도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들은 특히 TV 토론 뒤 기록적 규모의 일반 대중 모금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한다. 유권자가 도리어 결집하고 있다는 게 이들 해석이다. 실제 해당 기간 모금액 3,300만 달러(약 455억 원) 중 2,600만 달러(약 359억 원)가 ‘풀뿌리 기부’였다고 바이든 캠프가 이날 밝혔다. 하지만 결과는 곳곳에 불거진 갈등 전선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측근이 바이든 대통령 주변을 차단해 백악관 상주 직원조차 바이든 대통령 상태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전했다. 토론 준비에 과부하가 걸리게 만든 보좌진 잘못이라는 질책과 대통령 면책을 위한 희생양 만들기라는 반박도 맞붙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오후 4시 이후 시간대에는 피로감을 느끼며 말실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좌진 발언이 보도되면서 역풍도 불고 있다. 가족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퇴로를 제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기대는 실현되기 힘들 전망이다. 가족 사진 촬영을 위해 주말 메릴랜드주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 모인 바이든 대통령 가족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사퇴를 권고하기는커녕 계속 싸우라는 식으로 응원했고, 바이든 대통령 자신도 완주 의지가 강하다고 NYT는 전했다.
국민의힘 당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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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원희룡 '반윤' 한동훈, 서로 "민주당" 공세… 나경원 "원한갈등, 점입가경"
"원희룡 후보처럼 탈당해서 입당하고 그런 다음에 더불어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을 것 같다." 국민의힘 당대표를 노리는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설전이 격해지고 있다. 한 후보가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 의사를 밝히자 원 후보는 "민주당원이냐"고 공세를 폈다. 이에 한 후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원 후보의 전력을 거론하며 반격했다. 한 후보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본인(원 후보)이 국회의원은 아니었지만, 탄핵을 너무 잘했다는 입장까지 내셨던 것 같다"며 "다른 분들(나경원·윤상현 후보)도 탄핵에 찬성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마음을 잃는 임계점에 이르지 않게 방파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제3자 추천을 통한 채 상병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에만 연이어 3건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올리면서 한 후보를 직격했다. 그는 "난데없이 채 상병 특검을 주장한 분은 한 후보"라며 "내부 갈등을 촉발시킨 당사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당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려 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도 불사하겠다고 한다"면서 "참으로 나쁜 정치"라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총선 당시 한 후보의 '비례대표 사천 논란'을 겨냥해 "'듣보잡 사천'에 대한 조사와 책임자 규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후보는 '친윤', 한 후보는 '반윤'을 내걸고 치열하게 선명성 경쟁을 벌이자 상대적으로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뒤로 밀렸다. 이에 나 의원은 페이스북에 "원한(원희룡·한동훈) 갈등이 점입가경"이라며 "상식적인 수준의 상호 검증과 비판을 넘어, 이제는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성숙하지 못하다"고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아울러 "이렇게 쭉 가면 둘 중 어느 한 분이 당 대표가 된다 한들, 당이 하나가 되긴 틀렸다"면서 "분열과 상처뿐인 당 대표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도 전날 페이스북에 "한동훈 대 원희룡 구도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싸움으로 당을 분열시킨다"며 "누가 되든 후유증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두 분 모두 차기 대선주자로 당대표가 되는 순간, 당대표 자리를 대선 캠페인에 이용하면서 불공정 시비로 당이 분열될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에선 윤상현과 나경원 중에서 당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두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상대적 우위를 내세우며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나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에서 "이 대표와 싸워서 유일하게 이긴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7차례 지원유세를 나왔지만 나 후보가 당선된 점을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패배한 분들이 당대표를 맡으면 안 된다"며 "당의 자존심 문제"라고 말했다.
27년 만의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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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의대 교수들도… "12일부터 무기한 자율 휴진"
고려대의료원 교수들이 오는 12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 다만 휴진 여부는 교수 개인의 선택에 맡기고, 응급·중증 등 필수 분야는 진료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일 낸 입장문에서 "현 사태로 인한 의료인들의 누적된 과로를 피하고,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7월 12일을 기점으로 응급·중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진료를 대상으로 무기한 자율적 휴진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고려대학교안암·구로·안산병원 소속 교수들로 구성돼 있다. 비대위는 "지난 4개월간 애끓는 마음으로 의료 현장을 지켜왔으나, 정부가 가장 힘 없는 학생과 전공의를 억압하며, 전공의와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 상황을 묵과하는 게 오히려 대한민국 의료의 현재와 미래를 회복 불능 상태로 손상시킨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휴진을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비대위는 현 사태의 책임을 정부에게 돌리며 의료계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에 임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특히 의대생과 전공의를 두고 "정부가 학생 휴학 승인 및 전공의의 사직 처리에 대한 억압을 철회할 것과 현 의료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의 요구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달 초 전공의 사직 수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의료계는 정부가 전공의 사직 시점을 6월이 아닌 2월로 처리해야 한다며 "정부가 수련병원 집행부에 사직 처리를 6월로 하도록 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전국 대형병원 교수들은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해 집단 휴진을 잇따라 발표해왔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17일부터 휴진에 돌입했으나, 5일 만에 중단했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휴진을 시작한 데 이어 오는 4일에는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의 일주일 휴진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대부분 진료과목이 정상 운영하는 등 무기한 휴진 선언에도 불구하고 병원 운영에 큰 차질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