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올해 연말정산도 예년에 비해 한층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각 은행에서 공인인증서를 내려 받기 위한 번거로운 절차가 생략됐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 폐지와 함께 다양한 대체 인증 수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함께 선보인 본인 인증 응용 소프트웨어(앱) '패스(PASS)'가 대표적이다. 패스를 이용하면 연말정산에 필요한 본인인증은 3초내 끝낼 수 있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은 이달 15일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개시에 맞춰 자사 고객 대상으로 '패스' 인증서를 통한 접속 방법을 안내할 계획이다.
패스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함이다. 공인인증서는 미리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준비해야 하고 비밀번호엔 반드시 특수문자가 포함돼야 된다. 그 만큼 발급 절차 자체가 번거로웠다. 하지만 패스는 본인 명의 스마트폰으로 앱을 내려받기만 하면 끝이다.
연말정산을 할 땐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내 '간편 서명 로그인'에서 패스 인증서를 선택해 접속하면 된다. 이때 이름과 생년월일, 스마트폰 번호를 차례로 입력하면 '패스' 앱이 자동으로 인증 팝업창을 띄우는데, 여기에 처음 설정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OTP 인증을 거치거나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은 아예 없다.
만약 이미 패스앱을 깔아둔 상태면 이런 추가 확인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클릭 두 번이면 본인인증을 마칠 수 있다. 이에 필요한 시간은 3초면 충분하다. 별도의 스마트폰 인증이나 계좌 인증을 거쳐야 하는 다른 인증서보다 훨씬 간편하다. 더구나 유효기간이 1년에 불과한 공인인증서와 달리 패스는 유효기간이 3년으로, 매년 갱신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덜었다. 스마트폰을 바꾸거나 할 땐 새로 앱을 내려받아 인증서를 재발급받으면 된다. 간편하다는 입소문이 타면서 패스의 누적발급 건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2,000만건을 넘어섰다.
간편하다고 해서 보안 성능이 허술하진 않다. 오히려 화이트박스 암호화 기술 등을 적용해 보안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 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해 인증서 이용 차단 기능이 담긴 점도 장점이다.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고객들의 패스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내달 29일까지 패스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추첨을 통해 아이폰12, 스타벅스 기프티콘 등을 준다. SK텔레콤은 자체 프로모션을 별도로 진행 중인데, 15일부터 연말정산을 패스로 하면 추첨으로 최대 100만원의 추가 환급금을 지급한다.
패스 인증서는 빠르게 확장 중이다. 현재 연말정산시스템 외 정부24, 국민신문고와 같은 공공분야뿐 아니라 대형 금융기관 등 100여개 기관에서 간편인증 수단으로 패스를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