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 LG전자 구원투수 될까

입력
2021.01.1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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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롤러블 제품 영상 공개…6.8인치->7.4인치로
화면 두꺼운 폴더블 한계 극복하는 기술
"제품 완성도가 흥행 여부 결정할 것"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롤러블 스마트폰'이 기나긴 적자의 늪에 빠져있는 LG전자를 구할 수 있을까?

LG전자는 11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 영상에서 'LG롤러블'을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에선 가로로 넓게 쥔 폰의 상단 부분이 올라가면서 롤러블폰이 펼쳐지고 마무리 부분에서 롤러블폰의 화면이 작아지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펼치지 않았을 때 화면 크기가 6.8인치(대각선 길이)에서 펼치면 최대 7.4인치까지 커진다. 별도 버튼을 누르거나 화면을 터치하면 자동으로 화면이 커지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이르면 3월 중 별도 행사를 통해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 상세 사양과 출시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LG 롤러블은 현존 최신 사양의 핵심 부품을 탑재할 것으로 점쳐진다.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퀄컴의 신규 플래그십 AP인 스냅드래곤 888을 채택한다. 스냅드래곤 888은 5㎚ 공정 기술을 적용해 전작 대비 25% 증가한 중앙처리장치(CPU) 성능과 20% 개선된 전력 소모량을 자랑한다. 여기에 16기가바이트(GB) 메모리와 4,200밀리암페어아워(㎃h) 배터리 등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리플 카메라 채용이 유력한 이 제품 가격은 200만원 중반대로 예상된다.

LG롤러블의 공개에 미국 정보기술(IT) 매체인 폰아레나는 "LG롤러블은 폴더블 휴대 전화에서 볼 수있는 어색한 디스플레이 주름을 피할 수 있다"며 "TCL, 오포 등 업체들이 롤러블 스마트폰의 개념을 공개하긴 했지만 어느 회사도 그들의 장치를 상용화 할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LG롤러블이 세계 최초의 상용화 된 롤러블일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LG전자에선 LG롤러블 출시로 스마트폰 사업의 반등까지 꿈꾸고 있다. LG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초콜릿폰' 등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LG롤러블이 삼성전자 등이 선보이는 폴더블폰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두 제품 모두 대화면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나온 것이지만 롤러블은 화면을 돌돌 말아 집어넣는 방식인 반면 폴더블은 화면을 반으로 접는 식이다. 이에 폴더블폰은 사용 중 화면에 주름이 지고 접으면 두께가 두꺼워진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롤러블폰은 제품을 구현하는 기술이 폴더블폰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제품 완성도가 더욱 중요하다. LG전자는 2016년 세계 최초로 여러 기능을 떼고 붙일 수 있는 모듈형 스마트폰인 G5를 공개하면서 출시 직후 언론과 소비자들의 큰 기대를 받았지만 제품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흥행에는 실패한 경험이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 롤러블의 흥행 여부에 따라 미래 스마트폰의 형태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LG전자가 다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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