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8차 당대회서 총비서로 추대

입력
2021.01.11 09:34
부친 김정일의 총비서직 받아 상징 권력 강화
최측근 조용원, 권력 서열 5위로...박봉주는 물러나
여동생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서 빠져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형식상 집권당인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1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부친 김정일이 당내에서 받았던 총비서 직을 받은 것으로, 정치적 상징이지만 권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날 열린 8차 당대회 6일차 회의 내용을 전하며 "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당내 공식 직함은 2012년 제1비서에서 2016년 위원장, 이번에는 총비서로 바뀌었다.

앞서 북한은 2012년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고, 같은 해 최고인민회의에서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헌법에 명시했으나 지난해 개정 헌법에서는 김정일을 김일성과 함께 '영원한 수령'으로 명시했다. 이어 9일 당 규약을 개정해 기존의 당 위원장 체제를 5년 만에 비서 체제로 되돌렸다.



김정은 최측근 조용원, 권력 서열 5위로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이다. 노동당 내 가장 강력한 통치기구인 정치국의 후보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수직 상승해 북한 내 권력 서열 5위로 올라섰다. 조용원은 당중앙위원회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직 등 요직도 맡았다.

반면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박봉주 당 부위원장은 모든 당 직책에서 빠졌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위원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 리병철 부위원장과 조용원 등 5명이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기존 직책이었던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오일정 당 부장이 당중앙위 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오일정은 빨치산 1세대이자 김정일 후계체제의 일등공신인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1995년 사망)의 3남이다.

반면 기존에 정치국 위원이었던 최부일 군정지도부장은 모든 당 직책에서 빠졌다.



부위원장 체제를 당비서 체제로 축소



외교라인의 변동도 눈에 띈다. 대미 라인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대중 외교를 담당해 온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당 부장으로 임명됐고,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다.

대남 문제를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당 비서에서 제외되고 당 부장에만 이름을 올려 북한이 대남 담당 비서를 없애고 당 부장만 둔 것으로 추정된다. 대남 담당이었던 장금철 당 통일전선부장은 부장단 명단에 빠졌다.

북한은 기존 10명이었던 당 부위원장을 7명 구성의 당 비서 체제로 줄였다. 인물 면면을 보면 대남과 외교 담당을 없앤 것으로 보인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5명이며, 위원은 상무위원을 포함해 19명, 후보위원은 11명이었다. 당 중앙위원회 위원은 138명, 당 중앙위 후보위원은 111명이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