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남편 필립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르면 다음 주 안에 백신을 접종받을 계획이다.
영국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버킹엄궁은 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가 원저성에서 주치의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다고 밝혔다. 여왕 부부가 접종한 백신이 어떤 종류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은 현재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과 자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공동 개발 백신,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 등 세 가지 백신을 승인한 상태다.
통상 왕실 측은 여왕의 건강에 관련된 사항은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접종 사실 공개는 억측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왕실 소식통은 전했다. 영국 정부는 요양시설 거주 노인과 요양시설 직원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고 80세 이상 고령층과 보건ㆍ의료계 종사자들에게 그 다음 접종 순서를 부여했기 때문에 올해 94세인 여왕이 접종 순서를 어긴 것은 아니다.
전 세계 가톨릭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조만간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방송 카날레5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다음 주 이곳 바티칸에서도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나도 예약했다. 우리는 그것(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교황은 “나는 윤리적으로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당신의 건강과 생명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걸려 있는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백신을 부정하는 것은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바티칸시국 보건당국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이르면 이달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