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이로써 영국에서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함께 모두 3종의 백신을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 수도 런던에서는 일종의 비상사태 알림인 '중대사고'가 선언됐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영국 정부는 모더나 백신 1,000만회분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해 총 1,700만개를 확보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백신 공급은 봄부터 시작할 전망이다. 맷 핸콕 보건장관은 모더나 사용 승인과 관련 "더 좋은 소식으로 이 끔찍한 질병을 막기 위한 또 다른 무기"라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달 2일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해 8일부터 대규모 접종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승인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이달 4일부터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1회차 접종을 받은 이는 약 1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백신 3종 모두 면역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2회 접종이 필요하다.
백신 접종은 점차 속도를 내고 있으나 영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이날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중대사고'를 공식 선언했다. 이는 비상 서비스간 신속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긴급한 상황에서 발동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17년 그렌펠 타워 대형 화제나 웨스트민스터 다리 테러 사건 당시에 발동했다"고 설명했다.
칸 시장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위협으로 런던이 위기에 처해 중대사고를 선포했다"며 런던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국민보건서비스(NHS)가 무너져 더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은 이번 겨울을 기점으로 시작된 코로나19 재유행 기간에 영국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병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 사이에 런던의 환자 수는 27% 증가했다.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중환자는 42% 증가했다. 7일 하루 영국 전체의 신규 확진·사망자수는 각각 5만2,618명, 1,162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