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최신원(69) SK네트웍스 회장이 7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2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는 전날 오전 9시 45분쯤 최 회장을 불러 오후 10시 17분까지 조사했다. 최 회장은 이날 새벽 0시 37분까지 조서를 열람한 뒤 귀가했다. 최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를 받고 있다.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인 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다.
최 회장은 해외 출국 때마다 거액의 뭉칫돈을 들고 나가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18년 최 회장 관련 수상한 자금흐름을 포착한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은 뒤 장기간에 걸쳐 계좌추적 작업을 벌였고, 200억원대의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 단서를 잡았다. 이후 지난해 10월 6일 SK네트웍스와 최 회장의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최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의혹과 함께 △지난해 SK네트웍스의 자사주 취득 과정에서 최 회장이 개입해 이득을 본 과정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회사 지분을 사위 등에게 헐값 매각했다는 의혹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회장 조사 결과를 분석한 뒤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인권보호 수사규칙에 따른 요청 및 허가 절차를 준수해 야간조사 진행, 추가 소환 등 향후 수사일정은 전날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최 회장 대해 사전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