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7일 탈당했다. 국민의힘이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의 전격 탈당 후 회의를 취소했다. 아직 김 의원의 혐의를 단정할 수는 없으나, 의원들의 비위 의혹이 탈당으로 유야무야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문제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6일 김 의원이 의원 보좌관 시절인 2018년 다른 의원실 인턴비서를 성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성폭행 피해자나 목격자가 직접 밝힌 내용은 아니었다. 김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탈당하면서는 “결백을 밝히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게 당당하다면 김 의원은 당의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도 좋았을 것이다.
여야는 자정능력을 보여야 한다. 21대 국회 들어 이미 박덕흠·이상직 의원이 비리 의혹이 제기된 후 탈당으로 당의 제재를 피했다. 이번에도 국민의힘은 4월 재보궐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도 진상조사는 시작도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당의 관심은 결국 자정이 아니라 선거라는 말인가. 당에 오는 부담만 없으면 의원 비위는 상관 없다는 식으로는 ‘비리 정치인’을 막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