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마약 공급책 '바티칸 킹덤' 구속… 황하나 지인도 조사 예정

입력
2021.01.07 14:50
49억 상당 국내 유통
해외 밀반입 유통·구매 90명 검거
''마약왕 전세계'에서 공급 받아

구매자 85%가 20~30대 젊은층

해외에서 마약을 대거 밀반입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판매한 국내 최대 규모 마약 공급책 등 일당 수십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필리핀 마약상인 '마약왕 전세계'(41·텔레그램 아이디)로부터 마약류를 공급 받아 국내에 유통시킨 국내 총책 '바티칸 킹덤'(26·텔레그램 아이디)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판매·소매책, 하부조직원 유통사범 28명과 마약류를 투약·흡연한 62명 등 90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8명을 구속하고 15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경찰은 ‘바티칸 킹덤’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씨에게 마약을 공급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는 남모씨(29)에게 마약을 건넨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입원해 있는 남씨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텔레그램 등 SNS를 이용해 해외에서 밀반입한 필로폰 640g과 엑스터시 6,364정, 케타민 3,560g, LSD 39장, 합성대마 280㎖, 대마 90g 등 총 49억원 상당의 마약을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판매한 합성 대마 '엠디엠비-페니니카'는 국내에서 처음 유통이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바티칸 킹덤'은 필리핀에서 활동한 총책 ‘마약왕 전세계’로부터 국제택배 등을 통해 국내로 마약을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국내에서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면서 마약류를 광고하고 구매자들에게는 판매책들을 이용해 마약을 팔았다.

구매자들이 무통장입금이나 가상화폐 등으로 마약을 구매하면 판매책과 소매책들을 통해 미리 ‘좌표(위치)’로 찍은 장소에 숨겨두고 가져가는 소위 ‘던지기’ 수법을 썼다. 특히 구매자 62명 중 SNS를 자주 이용하는 20~30대 젊은층이 무려 85.6%를 차지했고, 초범이 88.9%에 달했다.

김대규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은 “기존 ‘다크웹 전문수사팀’을 더욱 전문화해 조직·치밀·은밀화 하고 있는 마약류범죄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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