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시진핑만 이득을 본 꼴이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두고 세계 곳곳에서 장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에는 미국 민주주의가 훼손된 만큼, 반대 급부로 지구촌 권위주의 지도자들은 오히려 웃고 있을 것이란 자조 섞인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유럽 외교소식통을 인용, “미 의회의 혼란은 미국의 신뢰를 깎아 내린 것과 동시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이익이 됐다”고 평했다. 하루 이틀 사이 민주주의 회복을 자신할 수 없을 정도로 장기적 피해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민주주의 적들이 워싱턴의 이런 믿을 수 없는 이미지에 기뻐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의 동맹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의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시위대 폭력을 “충격적인 장면”이라고 비난하며 “민주적 선거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지지자 중 한명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 브렉시트당 대표마저 “의회 습격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 시위대는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불복 메시지를 꾸준히 내놔 시위대를 부추긴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발언도 이어졌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연설을 통해 차기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을 인정하라”고까지 촉구했다. FT는 “트럼프 재임기간 내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권위주의 대표 지도자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조차 ‘걱정하면서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할 정도”라며 미국 내 분열상을 꼬집었다.
이날 트럼프 지지자 수천명은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확정을 위해 상ㆍ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에 난입했다. 폭동 진압 경찰과 주방위군까지 투입됐지만 혼란은 쉽게 가라않지 않았고 회의는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여성 1명이 가해자를 알 수 없는 총격을 받아 숨지는 최악의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