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자고 나면 신고가, 4000만원 찍었다... 말문 막힌 투자자들

입력
2021.01.07 13:10
2000만원 넘긴 지 50일 만에 4000만원 돌파
1년 만에 800만→4,000만원으로 '5배' 급등
"거품" 우려, "10억까지" 전망 동시에 쏟아져

가상화폐의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4,000만원 선을 넘어섰다. 2,000만원 선을 넘은 지 50여일 만이고, 3,000만원 선을 넘은 지 겨우 열흘 만이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일각에서는 2018년 '비트코인 거품 사태'를 거론하며 신중론을 꺼내들고 있다.

7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1시40분 기준 개당 4,131만원 가량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업비트에서 전날 밤 4,000만원을 처음 넘겼으며, 빗썸에서는 이날 오전 8시 5분쯤 4,000만원 고지를 넘어섰다.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화폐는 거래소 단위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래소 별로 가격이 다르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는 말 그대로 '파죽지세'다. 2018년 초 대폭락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금과 같은 '대안자산'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작년 11월부터는 상승세가 가팔라져서, 11월 말 2,000만원 선을 넘기면서 종전 최고가를 경신한 뒤로 3,000만원 고지까지 넘는데 약 4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결국 4,000만원 선을 넘어 4,100만원선에까지 올랐다. 지난해 1월 1일만 해도 800만원 수준이었던 비트코인이 불과 1년 만에 5배나 덩치를 키운 것이다.

비트코인은 이더리움 같은 다른 가상화폐 가치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5일 처음으로 개당 120만원을 넘어선 지 하루 만인 6일 130만원도 돌파했다. 비록 이더리움은 2018년 1월 세웠던 최고 가격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올해 80만원대로 시작해 겨우 6일 만에 60% 이상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투자자의 기대를 받고 있다.

문제는 '거품' 우려다. 투자자들은 이미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 비트코인 '투기 광풍'을 겪으면서 실체 없는 가상화폐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한 바 있다. 이번에도 상승 곡선이 비정상적으로 가파르게 그려지면서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투기적인 상승"이라며 "비트코인은 자산도, 지불 수단도 아니며 근본적인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싱가포르 가상화폐 사이트 '루노'의 비자이 아야르 비즈니스 개발 책임자는 "최소 1개의 기술적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어 정점에 가까워 보인다"며 "가상화폐는 지나치게 오르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엄청난 유동성 흐름과 달러 약세라는 구조적인 변화 속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당분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우세하다. 기관투자자의 비트코인 '수집'이 그 증거다. 최근 스카이브리지캐피털, 매스뮤추얼, 구겐하임 등이 비트코인 매입에 뛰어들었으며, 피델리티와 JP모건 등은 잇따라 가상화폐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섰다.

가격 목표치도 점차 상향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예언했던 국내 벤처캐피털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자사 블로그에서 "각국 중앙은행 양적완화에 대한 위험회피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더욱 유행할 것"이라며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10만달러(약1억9,000만원)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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