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뚫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3,027선까지 올라 전인미답이었던 지수 3,000 고지에 첫발을 디뎠다. 2007년 7월 2,000선 돌파 후 13년 5개월 만에 지수 3,000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날도 개인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3,700억원, 6,600억원 매도하는 사이 ‘동학개미’를 중심으로 한 개인은 2조200억원 어치를 쓸어 담았다.
코스피지수가 3,000을 찍게 된 것은 상장기업 전망이 그만큼 밝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사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반도체·인터넷·모바일·자동차 등 주요 기업 실적은 이미 반등세를 타면서 동학개미를 증시에 끌어들이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에프앤가이드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3년 만에 100조원을 넘어 129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고, 118개사가 매출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돼 증시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지수 3,000 돌파를 환호하기엔 조심스러운 게 현실이다. 우선 증시 과열 우려다. 풍부해진 시중자금이 부동산과 주식 같은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거품 형성 우려가 잇따른다. 개인 투자도 문제다. 개인은 지난해 코스피에서 47조원 매수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충격으로 1,400대까지 추락했던 지수 반등을 견인했다. 하지만 신용거래융자 잔고, 이른바 ‘빚투’ 역시 지난 4일 기준으로 지난해 초의 2배에 이르는 19조3,500억원에 달하는 등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코스피를 견인하는 주요 대기업들과 달리, 1,500만명을 고용하는 약 70만개 중소기업 대다수에서는 심각한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신년사에서 입을 모아 “실물과 금융 간 괴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축포보다는 지수 3,000 돌파 이면의 위험에 주목해야 할 상황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