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美 민주당 '상원 장악' 근접... 2석 중 1석 승리, 1석 역전 우세

입력
2021.01.0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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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곳 승리 확정시 바이든 초반 국정운영 탄력 전망
민주당 워녹 후보 당선, 워소프는 접전 속 승기 잡아
민주당 상·하원, 행정부 모두 장악...바이든 힘 실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미국 민주당이 연방의회 '상원 장악'에 근접했다. 공화당 아성인 조지아주(州)에서 20년 만에 처음 상원의원을 배출하며 집권 초반 국정 주도권 확보에 한 걸음 다가선 모습이다. 결선투표 2곳 중 1곳은 당선 확정, 나머지 1곳도 우세한 상황이다. 이대로 개표가 끝날 경우 민주당은 행정부와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확보, 향후 2년 바이든 행정부 운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진행된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라파엘 워녹 후보가 50.6% 득표율(개표 98%)을 기록, 공화당 켈리 뢰플러 후보(49.4%)를 따돌리고 당선이 확정됐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워녹 후보는 조지아에서 흑인 최초로 상원에 입성하는 역사를 쓰게 됐다. 워녹 후보는 이날 “82세인 나의 어머니는 다른 이의 목화를 수확했지만 그의 막내아들은 상원의원이 됐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결선투표가 진행된 다른 선거에서도 민주당 존 오소프 후보가 개표 98% 기준으로 50.2% 득표율을 기록, 현역인 공화당 데이비드 퍼듀 후보(49.8%)를 역전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다만 표차가 너무 근소해 아직 미 언론은 이 선거구에 대해선 승리 결과를 확정 보도하지 않고 있다. 워소프(33) 후보 당선이 확정되면 1973년 29세로 상원에 입성했던 바이든 당선인 이후 최연소 상원의원이 된다.

최종적으로 민주당이 2석을 모두 얻으면 2022년 11월 중간선거 전까지는 상원 장악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초반부터 힘을 받게 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 동률이 되지만 민주당 소속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상원의장을 맡아 ‘캐스팅보트(가부 동수 시 결정권)’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상원에서 장관급 각료를 비롯해 400여명의 행정부 인사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속도를 낼 수 있다. 또 바이든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확대나 ‘그린 뉴딜’ 정책 등에도 추진력이 생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책이나 고강도 경기부양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 법인세 인상 등으로 주식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을 장악해 사사건건 국정 운영 발목을 잡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만에 하나 공화당이 1석이라도 가져간다면 상원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 견제가 가능해진다.

결국 바이든 당선인의 정치력이 관건이다. 상원의원(36년)과 부통령(8년) 등 44년의 워싱턴 경력과 특유의 친화력은 공화당의 협조를 얻어내는 데 유리한 조건이다. 상원에서 공화당을 이끌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와의 인연도 깊다. 매코널 원내대표가 1985년 상원의원이 된 뒤 당은 다르지만 관계가 좋았고, 부통령 시절 국가채무협상 타결 경험도 있다. 다만 공화ㆍ민주당의 당파성 강화로 간극이 커져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의회는 6일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바이든 당선을 최종 공표하고, 20일 취임식이 열린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