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단맛의 단순한 초콜릿에 다양한 재료를 입혀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과자를 만들었습니다”.
충남 천안의 초콜릿 과자 생산업체 윤종환(54) ㈜윤스 대표는 대형 제과사가 장악한 국내 초콜릿시장에 ‘천안명물 빅키초코스틱’을 출시했다.
윤스의 초콜릿 시장 진출은 대형 제과사가 장악한 시장에서 중소기업, 그것도 신생업체의 무모한 도전은 ‘골리앗과의 경쟁’ 이라는 우려를 듣기에 충분했다.
2019년 시제품을 만들어낸 윤스는 지난해 1월 단국대 천안캠퍼스 산학협력단에 둥지를 틀고 스타트업 기업으로 출발했다.
윤스의 제품은 막대 형태의 대형 초콜릿 과자로 천안호두로 만든 호두초코스틱, 천안 흥타령쌀로 만든 현미초코스틱, 파핑캔디를 입힌 톡톡초코스틱 등 이색상품 3종.
호두초코스틱은 단맛과 고소함이 어우러진 제품이다. 부드럽게 으깨지는 식감과 고소함은 초콜릿과 궁합을 이루어 새로운 과자를 경험할 수 있다.
현미초코스틱은 누룽지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바삭함과 구수한 뒷맛은 초콜릿의 텁텁함을 깨끗이 잡아주고 있다.
톡톡초코스틱은 깨물면 파핑캔디가 톡톡 튀면서 입안에서 축제가 벌어진다. 불꽃놀이 같은 입안의 퍼포먼스는 졸음을 날려주는 독특한 맛을 지녔다.
창업 1년 걸음마 단계의 윤스는 막대한 생산설비 투자 부담에 기존 초콜릿 생산업체에 임가공 위탁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했다.
지난해 매출이 고작 2억원에 불과했지만 "그만하면 신생업체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제품 출시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판매와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최대 성수기인 입학식과 ‘빼빼로 데이’인 11월11일 전후의 매출이 예상처럼 오르지 않았음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G마켓, 11번가, 위메프, 티몬, 옥션, 인터파크 등 온라인 입점으로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더불어 천안지역 하나로마트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납품 하면서 대기업 제품과 당당한 경쟁을 하고 있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윤 대표가 과자에 눈을 돌린 것은 팔순 노모를 생각하는 효심에서 시작됐다.
그는 “초콜릿 과자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지만 단맛과 고소한 호두와 누룽지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입맛에 맞는 과자를 찾다가 아예 생산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독실한 불교신자인 어머니를 매주 천안 광덕사에 모셔드리면서 호두와 초콜릿의 결합을 구상했다.
“천안 광덕사는 고려 때 원나라에서 들여온 호두나무가 아름드리로 살아있는 우리나라의 호두 시배지”라며 “이곳 호두는 고소한 맛이 유난히 좋아 어머니가 자주 드시는 것을 보고 천안호두를 초콜릿과 결합하면 상품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제품의 가공 공정은 여느 초콜릿 과자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막대형태의 과자에 초콜릿을 코팅하여 가열 처리를 한 곡물 가루를 뿌려 냉각시킨 후, 그 위에 초콜릿을 한 겹 더 입혀 재차 냉각해 낱개로 포장한다.
그는 제품을 만들면서 생산원가 부담에 잠시 고민했지만 처음 생각처럼 우리농산물을 고집했다.
호두초코스틱에는 3%의 호두, 현미초코스틱에는 15%의 볶음 현미가 들어간다. 원가 비중이 높았지만 모두 천안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이다.
윤 대표는 “미국산 호두 1㎏ 가격이 8,000원에 불과하지만 천안호두 가격은 8배 가까이 비싼 6만원에 달해 잠시 고민했다”며 “초콜릿은 수입을 해야 하지만 최고의 맛을 지닌 천안호두를 포기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미도 구수한 맛 유지를 위해 생산 하루 전 도정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가 우리농산물을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현재 천안시기업인협의회 상임부회장인 그는 200여 회원사 가운데 농산물 관련 업체가 소수인데다 대부분 1·2차 산업형태로 성장의 한계가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호두의 경우 천안이 호두과자의 ‘메카’이지만 대부분 수입산 호두를 사용하고, 쌀은 떡과 쌀과자가 주류를 이루어 2차 산업의 범위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윤 대표는 “우리 제품은 지산지소 개념을 도입한 웰빙 로컬푸드”라며 “건강과 웰빙식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와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농산물도 가공과 문화를 접목시켜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어 최소한 4차 산업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매출 목표를 5억원으로 잡았다. 많지 않은 목표지만 내실을 기하는 한편 서서히 달아오르는 과자시장의 특성을 감안, 무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또 먹는 것을 생산하면서 상호에 이름을 넣지 말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포장에 자신의 얼굴 캐리커처를 넣었다. 회사 이름도 ‘윤씨네’라는 의미를 담았다.
달마대사를 연상케 하는 캐리커처는 그의 얼굴과 신장 182㎝ 체중 120kg 큰 덩치를 그대로 표현해 홍보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다.
포장용기도 투명 PE로 만들어 재활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윤 대표는 “상호 지을 때 자기와 가족 이름은 걸고 하지 말라는 속설을 믿지 않았다”며 “명예를 걸고 제품을 만들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캐리커처를 넣었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여행사를 운영하며 130여 국가를 돌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곡물과자 수입규모가 매년 3~4%씩 성장하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윤 대표는 “윤스의 제품은 대기업이 손을 대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제품군으로 경쟁력이 높다”며 “국내시장을 거쳐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