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등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지원해 수익을 창출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자들은 앞으로 소속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마음대로 고치거나 삭제할 수 없다.
MCN 사업자가 크리에이터의 브랜드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던 조항, 크리에이터에게 과도하게 불리했던 계약 조항도 수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CJ ENM, 샌드박스네트워크, 트레져헌터 등 3개 MCN 사업자의 약관을 심사해 7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5일 밝혔다.
MCN 사업자란 유튜버와 같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제휴해 제작 지원, 저작권 관리, 홍보 등을 도맡아 하면서 수익을 공유하는 회사를 말한다. 지난달 기준 3개 MCN 사업자 소속 크리에이터 수는 2,120여 팀에 달한다.
공정위는 먼저 사업자가 임의로 콘텐츠를 수정·삭제할 수 있었던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약관 조항을 수정했다. 대신 사업자는 △법이나 플랫폼 정책 준수 △기술적인 오류 해결 △저작권 관리 △콘텐츠 내 자막 삽입 등 명시된 사유가 있을 때만 콘텐츠를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또 크리에이터의 채널 이름이나 로고 등을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트레져헌터에 대해 크리에이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시정했다.
MCN 사업자와 크리에이터 간 계약 관계 관련 불공정 약관도 시정됐다. 기존 MCN 3사는 동의 없이 1개월 이상 콘텐츠를 올리지 않은 크리에이터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 '시정 요구에도 1개월 이내에 시정하지 않은 경우'라는 조건을 추가했다.
공정위는 또 계약기간 자동 연장 사실을 사전에 크리에이터에게 알리도록 하고, 추상적인 계약 해지 사유를 약관에서 삭제했다. 그밖에 MCN 사업자가 크리에이터에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킨 조항, MCN 사업자의 잘못과 상관없이 크리에이터에게 모든 책임을 지운 조항 등도 시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MCN 사업자들은 심사 과정에서 불공정 약관조항을 모두 스스로 시정했다"며 "크리에이터들의 권익이 보호되고, 1인 미디어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