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의 학대 가해자인 양모에게 엄벌을 요구하는 진정서가 재판부에 600통 가까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앞에는 지난달부터 근조 화환이 설치되는 등 추모 물결도 잇따르고 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입양모 장모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심리하는 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에 접수된 진정서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약 600건에 달한다. 대부분 장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진정서를 써낸 주체와 연령대는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이 사건에 대한 공분은 3차례 아동학대 의심 신고에도 경찰이 번번이 내사 종결, 불기소 의견 검찰 송치 등으로 부실 대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시작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장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했지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는 커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앞에는 지난달 14일부터 수십 개의 근조화환도 설치됐다. 화환에는 흰 국화와 함께 '한을 풀어주세요' '늦게 알아서 미안해 사랑해' 등의 문구가 걸려있다.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의율해 달라는 호소 메시지도 다수 담겨있다. 정인이 시신이 안치된 경기 양평군의 한 묘원에도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는 상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시태그(#) 캠페인도 지속되는 중이다. '#정인아미안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정인이의 생전 밝았던 모습이나 정인이를 향한 편지, 법원에 엄벌을 촉구하는 문구 등을 담은 글을 게재하는 운동이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인스타그램에서만 7만6,000명이 이 운동에 동참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정인이 사건 관련한 청원이 수시로 게재돼, 많게는 수십만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아동학대 방조한 양천경찰서장 및 담당경찰관의 파면을 요구합니다' 청원은 게시 하루만인 이날 오후 7시 기준 19만6,7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해 11월 20일 시작된 '16개월 입양아 학대살인사건 가해자 부부의 신상공개와 살인죄 혐의 적용' 청원도 한 달 만에 23만1,440명의 동의를 얻으며 지난달 20일 종료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정인이 사건을 두고 "매우 안타깝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입양 절차에 대한 관리 및 감독뿐 아니라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과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면 안 되기에 정부가 점검과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