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중국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가 강조한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AI가 좌우하고, 그 관건은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는데 달려있다는 의미다. 열망을 반영하듯 중국 교육부는 지난달 초중고 교육과정에 프로그래밍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보기술(IT) 인력의 저변을 넓혀 국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디지털은 중국 경제를 좌우하는 버팀목이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디지털 경제는 2019년 국내총생산(GDP)의 36.2%를 차지했다. 경제성장 기여도는 67.7%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2018년 기준) GDP에서 인터넷 분야의 비중이 10%에 그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반면 중국의 디지털 인재는 1,100만명 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60개 대학에서 AI 전공과정을 개설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2017년 이후 출산율이 계속 떨어져 미국에 맞서 디지털 혈투의 최전선에 나설 가용 자원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도 고민이다.
중국은 해법을 프로그래밍 조기교육에서 찾았다. 사실 선진국에 비하면 한참 늦었다. 중국 매체들은 영국(2014년), 핀란드(2015년), 미국(2016년), 싱가포르(2017년) 등 프로그래밍을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친 해외 사례를 거론하며 정부의 조치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박수를 보낼 것으로 기대했던 학부모와 전문가들이 오히려 부정적인 반응이다. 기본소양을 기른다는 학교교육의 취지에 어긋나고 학습부담만 늘리는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국가 정책도 중요하지만 학교는 기능 훈련소가 아닌데 너무 일찍부터 실용성의 논리에 젖어 주입식으로 기술을 가르치면 어린 학생들이 오히려 학습에 흥미를 잃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프로그래밍을 잘한다고 창의력이 발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혁신의 원천은 테크닉이 아니라 원천적인 기초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모들은 이번 조치가 ‘상업화’를 부채질한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새로 포함된 학교 수업내용을 따라가려면 자녀가 프로그래밍 학원에 추가로 다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아이들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탐닉해 IT 업계의 배를 불린 것도 모자라 또다시 지갑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다.
황룽화이(黃榮懷) 베이징대 교수는 “프로그래밍이 계산적 사고를 키우는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런 점을 과도하게 부각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제 설계와 해결 능력을 배우는 프로그래밍의 강점을 12년 의무교육의 긴 과정 속에서 다른 과목과 조화롭게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