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FTA 이벤트는..."FTA 무역비중 70% 육박"

입력
2021.01.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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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RCEP과 한-인디 CEPA 등 발효 예정 
한-이스라엘 FTA, 코로나19로 체결 서명 못해 
한-캄보디아 FTA, 올해 새롭게 타결 예상

이달 1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되면서 우리나라 무역관계에서 FTA 비중은 7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우리나라 수ㆍ출입 산업이 FTA 도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올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까지 발효될 경우엔 우리나라와 FTA 발효국 간 무역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 전세계 56개국과 FTA 체결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달 한-영 FTA 발효로 우리나라는 총 56개국과 17건의 FTA를 체결, 발효했다. 한국의 10대 수출국 중 홍콩과 대만,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국가와 FTA 관계인 셈이다. 이원석 무협 통상지원센터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가 현재 혜택을 볼 수 있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들과 FTA를 맺었다고 보면 된다”며 “이제 낮은 수준의 시장 개방으로 체결된 FTA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발효가 예정된 FTA는 RCEP과 한-이스라엘 FTA,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등이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RCEP은 우리나라와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지난해 11월 체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세안 10개국 중 6개국 이상의 국내 비준 등 RCEP 발효 조건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에 발효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FTA 무역비중은 77.1%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중동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인 한-이스라엘 FTA는 2019년 8월 협상 타결이 선언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여전히 양국 정상 간 정식 서명은 미뤄진 상태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 경제부총리가 지난해 FTA 체결 서명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됐다”며 “올 상반기 안에는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희망감을 내비쳤다.


'최후의 FTA'인 한일 FTA

한-인도네시아 CEPA는 2019년 11월 타결, 지난해 12월18일 서명을 마치고 올해 발효만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규모에서 세계 4위(2억7,000만명)로 아세안 내 최대 경제규모(GDP 1조1,000억달러)를 갖춰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다만 지난해 12월18일 CEPA 서명 행사와 함께 진행된 인도네시아와 LG에너지솔루션 간 배터리사업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해선 업계에서 의구심 어린 시각이 적지 않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요청으로 산업부에서 갑자기 행사 당일 MOU 체결 일정을 잡았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가한 행사임에도 행사 사진은 물론 보도자료도 배포하지 않았다”며 “LG에너지솔루션도 정부의 요청으로 억지로 참가한 모양새여서 해당 MOU가 요식행위로 이뤄졌다는 말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 한-캄보디아 FTA다. 양국은 지난해 7월 협상 개시를 시작한 이후,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해 11월 화상협상을 포함해 총 4차례의 공식협상을 벌였다. 캄보디아는 2011년 이후 줄곧 7%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어온 국가로 양국 간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음료, 편직물, 화물자동차 수출 등에서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우리나라는 현재 한중일 FTA와 한-러시아 FTA, 한-필리핀 FTA 등에 대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 통상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가장 마지막에 체결할 FTA로는 한일 FTA가 꼽힌다”며 “양국은 정치ㆍ역사적 문제로 민감하게 얽혀있는데다 우리나라 자동차 분야 등의 피해가 예상돼 우리나라 ‘최후의 FTA’로 불린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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