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30분에 20명 접종”… 불안 떨치려는 중국의 ‘속도전’

입력
2021.01.04 17:00
베이징, 새해 첫 이틀간 7만3,000여명 접종
인접 허베이 전시상태, 중위험지역 확산 등
불안요인 곳곳...변이 바이러스 유입 잇따라
코로나 촉발 우한, 가정마다 비상물자 비축
백신 생산 충분, 소비 활황...심리 동요 차단


“접종소마다 평균 30분에 20명꼴로 백신을 맞고 있다.”

띠이차이징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연휴이던 1~2일 이틀간 수도 베이징에서만 의료진, 냉동식품 종사자, 해외 유학생 등 우선 접종대상자 7만3,537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하지만 본토 발생 코로나19 확진자는 두 자릿수를 유지했고, 상하이에 이어 광저우에서도 해외 유입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은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산발적 감염에 따른 불안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당국은 방역의 고삐를 죄며 백신 접종에 부쩍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위험’으로 격상된 지역은 베이징 7곳, 중국 전역은 42곳으로 늘었다. 당국은 4일 “베이징 택시는 시 경계를 벗어나 위험지역으로 운행하지 말라”고 밝혔다. 베이징과 인접한 허베이성에서 4명의 감염자가 새로 나와 성도 스좌장은 방역 ‘전시 상태’에 돌입했다. 다롄에서는 44명을 집단 감염시킨 ‘슈퍼 전파자’도 등장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최초로 집단 발병한 우한에서는 가정마다 비상물자 비축을 당부하며 경각심을 높였다. 1년 전 무방비로 바이러스에 일격을 맞아 혼란을 겪었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현재 우한에는 확진자가 없는데도 주민들의 심리가 어떤지 짐작할만한 대목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마스크, 항생제, 독감 치료제를 포함해 생필품, 응급처치용품, 비상의료품을 구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를 놓고 중국은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광저우로 입국한 18세 남성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14일 만에 양성으로 바뀌면서 “유럽 입국자는 격리기간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쩡광(曾光) 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는 “중국에서 변이 바이러스 발견 사례는 아직 2건에 불과하고 중국 백신이 이에 대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해외 유입 자체를 막는 건 어렵지만 격리기간을 조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국은 과도한 불안심리를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8개 업체가 코로나 백신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시노팜의 경우 하루 20만회분, 올 한해 10억회분의 백신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소비의 활력을 강조했다. 1일 하루 중국 영화관 입장수익은 5억9,200만위안(약 99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인 2018년 새해 첫날(3억6,800만위안)의 기록을 뛰어넘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관영 신화통신은 “전염병 상황에서도 소비 증진을 통해 경제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