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4년 차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3.5%로 조사됐다. 정권 출범 이후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중 최저 수준이다.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지난달 28~30일 실시)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와 관련해 ‘잘하고 있다’(43.5%)는 응답(지지율)보다 ‘못하고 있다’(54.6%)는 답변이 11.1%포인트 많았다. 국정 운영 부정 평가가 50%를 넘긴 것도 한국일보 조사에선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매우 잘하고 있다’는 14.3%,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29.2%였고,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30.0%,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는 24.6%였다. ‘모름ㆍ무응답’은 1.9%였다.
문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ㆍ전라(18.8%)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50%를 넘었다. 부산ㆍ울산ㆍ경남(68.4%), 대구ㆍ경북(65.9%)은 물론 서울에서도 60.3%였다. 특히 중도층의 절반 이상(56.7%)이 등을 돌렸고, 무당층 응답자의 69.8%가 ‘문 대통령이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K방역 효과 반감, 윤석열 찍어내기 역풍, 부동산 정책 혼란 등의 악재가 겹친 탓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ㆍ15 총선 직전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4월 7,8일 실시)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59.9%였고, 지난해 신년 조사(2019년 12월 29, 30일 실시)에선 52.7%였다.
다만 문 대통령의 호감도는 50.2%로 지지율보다 높았다. 문 대통령이라는 정치인을 호의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완전히 돌아서진 않은 것이다. '매우 호감이 간다'는 18.8%, '대체로 호감이 간다'는 31.3%였고, '매우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25.4%, '대체로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24.0%였다. '호감도'와 '비호감도'(49.5%)가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 맞붙어 있는 셈이다. '모름·무응답'은 0.4%였다.
문 대통령 호감도는 여성(52.5%), 30대(66.2%), 광주·전라 지역 거주자(78.7%), 민주당 지지자(88.3%)와 열린민주당 지지자(74.9%), 진보층(75.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울산·경남에서 비호감도가 61.1%가 높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선 비호감도가 92.9%에 달했다.
문 대통령 호감도가 지지율보다 높은 건 올해 백신 도입을 비롯한 코로나19 대응, 부동산 정책 등에서 선전하면 지지율이 반등할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가 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교체를 비롯한 청와대·정부 연쇄 쇄신(지난달 30, 31일)을 하기 전인 28~30일에 실시된 만큼, 연초 지지율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