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확산...'아동학대 방치' 양천서에 비난 폭주

입력
2021.01.03 12:00
'그것이 알고 싶다' 생후 16개월 숨진 정인 양 다뤄
당시 응급의학 전문의 "갈비뼈 부러져...학대"
양천서 비난 여론..."경찰도 정인이 사건의 공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된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의 안타까운 죽음을 조명한 가운데 정인 양을 위로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양부모와 사건을 담당한 경찰에 대해서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2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정인이는 왜 죽었나' 편에서는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271일만에 하늘 나라로 떠난 정인양 사망 사건을 다뤘다. 지난해 10월 13일 생후 16개월의 정인 양이 응급실에 실려왔지만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숨졌고, 양모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의심됐다.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이를 본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 학대"라며 "갈비뼈 하나가 두 번 이상 부러진 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생후 16개월이 갈비뼈가 부러진다면 이건 무조건 학대"라고 덧붙였다. 정인 양은 장기가 파열돼 이로 인한 출혈로 복부에 피가 가득 찬 상태였다.

그러나 정인 양의 양모는 단순한 사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인 양이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흔들다 자신의 가슴 수술로 인한 통증 때문에 아이를 떨어뜨렸다고 진술했다. 양부는 학대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양모를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사건 담당 양천경찰서에 비난 폭주

정인 양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는 세 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서울 양천경찰서는 모두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신고는 소아과 전문의가 했지만 실제적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문의는 "경찰분들에게 강력하게 말했다"며 "부모와 분리가 돼야 한다고 했는데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양천경찰서 홈페이지에는 당시 사건 처리에 대해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무능한 경찰이 한 소중한 생명을 놔 버렸다" "경찰이 법이란 것을 지키긴 합니까" "경찰도 정인이 살인사건의 공범" "정인이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관련자 처벌하세요"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는 계속

방송을 통해 정인 양을 위로하기 위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널리 퍼지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제안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MC인 배우 김상중은 '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로 메시지를 담았고, 공혜정 협회측 대표도 '정인아 미안해. 늦었지만 이제라도 지켜줄게'라는 문구로 동참했다.

방송 직후 개그맨 김원효와 심진화 부부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챌린지에 동참하는 사진과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은 "정인아, 어른으로서 인간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럽다"며 "네가 사는 그 곳에선 이런 거 생각하지 말고 행복하게 웃으면서 살아"라고 썼다.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는 A4 용지 크기의 종이에 '정인아 미안해'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작성해 인증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된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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