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과오에 대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사과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지지층과 중도ㆍ진보층의 긍정 답변이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보수층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신년 여론조사(지난달 28~30일 실시)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잘한 일’이라는 답변은 67.7%로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25.1%)을 40%포인트 이상 앞섰다.
특히 정당별로 범여권인 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지지층에서 ‘잘한 일’이라는 답변이 각각 74.1%, 78.9%, 80.0%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김 위원장이 소속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잘한 일’이라는 답변은 57.9%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이념성향별로도 진보와 중도층의 긍정 답변 비율이 보수층을 앞섰다. 진보와 중도층에서는 각각 79.0%와 68.3%가 ‘잘한 일’이라고 했지만, 보수층에서는 58.5%만 '잘한 일'이라고 평가해 온도 차를 보였다.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중도층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김 위원장이 그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두 전직 대통령 과오에 대한 대국민사과로 일정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당내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전직 대통령 과오에 대해 "이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지역별로도 호남과 인천ㆍ경기 등 수도권에서 각각 ‘잘한 일’이라는 답변이 73.4%와 71.2%로 가장 높았다. 반면 텃밭인 대구ㆍ경북에서는 56.6%로 긍정 답변 비율이 가장 낮았다. 부산ㆍ울산ㆍ경남에선 65.2%였다. 때문에 내년 4월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중도층 공략과 동시에 전통적 지지층을 얼마나 붙잡아 둘 수 있느냐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